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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렉시트 충격에 EU 관계 변화 고민…"스위스 모델 검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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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타임스 "스위스, 양자협정으로 유럽 단일시장 접근"

브렉시트 지지자 반발…외무부 대변인은 전면 부인

연합뉴스

영국 빅벤 앞에 EU 깃발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무역장벽을 없애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스위스 사례를 들여다본다는 보도가 나오자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영국 더 타임스는 20일(현지시간) 정부 고위 소식통들이 사적인 자리에서는 EU와의 무역 마찰을 없애기 위해 스위스-EU 관계처럼 돼야 한다고 제안한다고 보도했다.

스위스는 EU 회원국이 아니지만 일련의 양자협정을 통해 유럽 단일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그렇게 하는 것이 양측 모두에 압도적으로 이익이 되므로 결국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러미 헌트 재무부 장관도 최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유무역은 성장에 매우 유익하다고 본다"며 "앞으로 몇 년간 EU와의 무역 장벽 상당 부분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EU와 관계 변화가 무역 장벽을 없애는 데서 그칠 뿐 자유로운 이동까지 확대 적용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스위스는 EU와 이주가 더 자유롭고 EU 예산에도 기여한다. 최근엔 유럽사법재판소(ECJ)의 입김도 커졌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한 내부자는 영국이 북아일랜드에서 유럽사법재판소의 역할에 관해 덜 이념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북아일랜드 협약과 관련한 EU와의 갈등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EU가 본토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물품 통관을 대부분 철회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 무역협정 사례는 지난해 6월 마로스 세프코비치 EU 부집행위원장이 제시했지만 영국이 거부했다.

이 보도가 나오자 강경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스티브 바클레이 보건부 장관은 이날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스위스 모델' 제안을 일축했다. 그는 정부가 브렉시트 기회를 최대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내각에서 브렉시트 협상을 맡았던 데이비드 프로스트 전 부장관은 전날 "스위스 모델이든 무엇이든 간에 무역 혜택을 보기 위해서 EU 규정에 영국이 맞춰야 하는 그 어떤 방식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외무부 대변인이 "보도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는 등 정부도 일단은 선을 긋는 모양이다.

영국은 최근 브렉시트와 관련해 전과는 다소 다른 태도를 보이며 EU를 향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영국 여론조사위원회의 존 커티스 회장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선 평균적으로 약 57%가 브렉시트를 바꾸고 싶어하고 43%만 여전히 옳은 결정이었다고 여긴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영국은 코로나19 충격에 브렉시트 후유증까지 겹치며 경기침체에 진입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7개국(G7) 중 유일하게 경제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이번 주 하원에 출석해서 2016년 브렉시트 투표 이후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했고, 지금도 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BOE 한 통화정책위원도 "브렉시트로 인해 다른 나라에 비해서 영국의 무역이 더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BOE의 전 통화정책위원은 이번 주 블룸버그 TV에 출연해서 "브렉시트가 영국 잠재 성장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기업 투자를 줄였다"며 "브렉시트를 안했다면 정부는 실탄이 충분했을 것이고, 긴축 정책을 만들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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