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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월드컵] '쫄보' 한국 축구는 안녕…벤투호는 '즐길 준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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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4년 동안 다진 팀, 우리도 기대된다"

뉴스1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이 16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안면 보호대를 착용한 채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1.1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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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뉴스1) 안영준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세계 최상위 레벨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가장 수준 높고 치열한 무대다. 동시에 축구로 하나 되는 '축제'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즐겨야한다'고 조언한다.

물론 즐긴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월드컵 본선에서 약체일 수밖에 없는 한국 축구에겐 더 어려운 미션(임무)이다.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팀들에게 도전해야 하는 한국축구는 늘 경직됐고, 때문에 가진 것을 제대로 펼쳐보이지도 못한 채 스스로 무너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특히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유독 아쉬웠다. 선수들이 전혀 즐기지 못했다. 당시 독일, 멕시코 등 강한 상대들을 만난다는 압박도 컸으나 보다 큰 문제는 내부에 있었다.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신태용호 체제로 재편된 한국은 팀 전체를 온전히 만들기에 한계가 있었다. 최종예선서 간신히 본선 진출 티켓을 따기는 했지만 내용도, 결과도 모두 좋지 않았다. 심지어 본선을 앞두고는 주축 선수들 다수가 부상으로 낙마, 전력도 반토막이 났다. 요컨대 구성원의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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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1대2로 패한 뒤 장현수와 포옹하며 위로하고 있다. 2018.6.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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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냉소적이었다. 응원의 목소리도 물론 있었지만 일부 팬들은 "월드컵에 나갈 팀이 아닌데도 '아시아 전형' 덕을 봤다"는 조롱까지 할 만큼 등을 돌렸다. 몇몇 선수들은 대회 내내 심한 악플을 받기도 했다.

러시아 입성 선 오스트리아 레오강에 차려진 베이스캠프 때부터 선수들은 크게 경직돼 있었다. 애써 밝은 표정으로 분위기를 높이고자 다부진 각오를 밝혀도 부담이 느껴졌다.

그와 견주면, 카타르 월드컵을 준비하는 벤투호는 적어도 분위기와 자신감 면에선 이전 대표팀보다 나아 보인다. 여러 선수들의 인터뷰에서 "즐기겠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그 말을 지킬 수 있다는 확신도 뒤따른다.

그 힘은 스스로에게서 나온다. 벤투호는 4년의 시간을 통째로 준비해 이번 월드컵에 왔다.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 안에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함께 준비한 시간이 길기에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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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과 김진수가 19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1.1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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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구성원 중 최고참인 김태환(울산)은 "4년 동안 같은 스타일을 유지하며 팀을 만들었기에 자신감이 있다. 서로 장단점을 잘 알고 있고 선수 폭에 변화가 많지 않았기에 팀 전체가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2018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 월드컵을 경험하는 이재성 역시 "러시아 월드컵 때 나는 많이 두렵고, 걱정되고, 떨렸었다"고 고백한 뒤 "하지만 지금 선수들은 그런 것보다 설렘과 기대감이 더 커 보인다. 내가 따로 말해줄 게 없을 정도"라고 했다. 이어 "지난 월드컵보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어 기대가 되고 설렌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실제로 훈련장에서 지켜본 팀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다. 4년의 시간을 녹여 할 수 있는 것을 다 준비한 만큼, 이제는 마음껏 펼쳐보겠다는 분위기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 역시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기대와 설렘이 크다. 그리고 고참 선수들은 책임감과 경험을 전수하는 등 전체적인 중심을 잘 잡고 있다. 조화가 잘 된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여전히 한국 축구는 월드컵 본선에서 약체에 속한다. 때문에 이번에도 부담스러운 도전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결과가 나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스스로 무너졌던 4년 전과 달리, 이번 대표팀은 적어도 마음껏 즐길 준비를 마쳤다는 점에서 기대가 모아진다. 적어도 '쫄보'의 모습은 벗어나지 않을까, 현장에서 지켜본 대표팀의 분위기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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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1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1.1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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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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