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9 (금)

이슈 독일 '분데스리가'

[구자철의 whywhywhy]2002년 한국을 꿈꾸는 카타르, 세계를 향한 도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한국축구대표팀이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를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앞에서 만난 구자철 KBS 해설위원. 김현동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카타르월드컵을 현장 중계하는 구자철(33) KBS 해설위원이 중앙일보를 통해 대회 주요 경기를 자세히 분석한다. 구자철이 2012년 런던올림픽 일본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 주심 판정에 “와이? 와이? 와이?”라고 항의한 것과 ‘why(어째서)’를 합해서 코너명을 만들었다.

첫 번째는 21일(한국시간) 오전 1시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릴 개막전인 조별리그 A조 카타르-에콰도르전이다. 카타르 프로축구에서 2년반 동안 뛴 경험이 있는 구자철은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중앙일보

카타르축구대표팀. 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카타르에 기념비적인 월드컵 첫 경기다. 개최국 자격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경기를 치르게 됐다. 카타르는 야심차게 대회를 준비했다. 지난 6월부터 유럽 전지 훈련을 떠나 클럽들과 친선 경기를 했다. A매치 기간 외에도 9차례나 비공식 경기를 치렀다. 카타르 선수들이 향수병이 생길 만큼 오랜 기간 합숙을 했다.

카타르 프로축구는 이미 지난 9월부터 ‘월드컵 브레이크 기간’을 가졌다. 앞서 시즌 중에도 선수들을 차출했다. 대표팀 선수가 13명이나 있는 알 사드가 하위권에 처져있는 이유다. 펠릭스 산체스(47·스페인) 감독과 대다수 선수들은 유소년 팀부터 8년~12년간 호흡을 맞춰왔다. 전원이 카타르 리그에 속해 ‘원 팀’이 됐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카타르 공격에서 공을 배급하는 공격형 미드필더 겸 주장 하산 알 하이도스(알 사드·A매치 169경기 36골)와 ‘카타르 김민재’ 수비수 부알렘 코우키(A매치 105경기 20골)가 부상으로 알려졌다. 척추 라인을 구성하는 두 선수가 빠져 정상적인 플레이를 못한다면, 수 년간 공들여왔던 월드컵의 꿈의 한 줌의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중앙일보

카타르의 스페인 출신 감독 펠릭스 산체스(왼쪽).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카타르 분석

카타르는 상대에 골문 앞 공간을 내주지 않는 명확한 수비적인 전술을 갖고 있다. 자기 진영 깊숙이 내려앉는다. 수비 압박을 통해 상대 볼을 뺏어낸 뒤 역습을 펼친다. 타깃 포인트인 아크람 아피프(26·알 사드)에 패스를 연결할 수 있다면 득점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아피프와 알모에즈 알리(알두하일)는 상대 페널티 박스로 쇄도할 수 있는 충분한 스피드는 물론 피니시 능력도 갖고 있다. 두 공격수가 경기 당일에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다면 경기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

하지만 상대가 카타르 수비 라인을 지속적으로 누르고, 아피프를 효과적으로 묶어둔다면, 카타르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카타르 수비수들은 1대1 상황에서 개별적인 압박이 들어올 때 약한 모습을 보이며, 동시에 위치 선정과 공간 수비에서 실수를 범한다. 카타르 미드필더는 충분한 볼 소유 시간을 유지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위해 필요한 여유를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① 카타르 강점

카타르는 볼을 가지지 않았을 때 5-3-2 시스템의 수비 프레싱을 구사한다. 모든 상대 팀에 매우 좁은 공간 만을 허용한다. 상대로부터 볼을 따낸 뒤 곧바로 타깃 선수인 아피프와 알리에게 연결을 시킨다. 상대 박스로 향하는 수직적인 역습이 강점이다. 스로인 상황에서 카타르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면 스페인 출신 산체스 감독이 얼마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지 알 수 있다. 훈련을 통해 학습된 선수들의 동선으로 인해 카타르는 상대 압박에도 불구하고 상대 진영에서 볼을 계속 소유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② 카타르 약점

선수들이 모두 자국 출신이다 보니 개인 기량이 비교적 부족한 편이다. 이는 카타르의 낮은 볼 점유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팀은 체력 안배를 하기 위해 어려운 경기를 펼친다. 상대의 지속적인 공격에 카타르 수비 라인은 촘촘한 5백임에도 불구하고 수비수의 개별적인 움직임들이 눈에 띈다.

수비진은 하프 필드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방어할 때 공간 수비에 치우치는 경향을 보이며, 자주 상대를 놓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카타르 아킬레스건은 역습 시 타깃 선수인 아피프에 대한 의존성이다. 상대에 의해 아피프가 묶이게 되면 나머지 선수들이 빌드업 플레이와 충분한 볼 점유 시간을 갖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중앙일보

카타르 공격의 핵심인 아크람 아피프(왼쪽).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③주요 선수: 아크람 아피프(25·알사드)

카타르의 핵심은 카타르 리그 챔피언인 알사드의 공격수 아피프다. 비야레알, 에우펜, 히혼 등을 거치며 스페인에서 성장했고 이후 카타르로 돌아왔다. 카타르의 거의 모든 공격 전개를 아이프를 거쳐 이뤄지며 대부분의 플레이를 리드한다. 아직 25세에 불과한데 A매치 89경기에 출전해 26골을 터트렸다. 말 그대로 카타르 공격의 시작과 끝이다.

중앙일보

에콰도르 축구대표팀. EPA=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콰도르 분석

에콰도르는 뛰어난 선수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경기를 운영한다. 두 세 차례의 패스 만에 전체 미드필드를 넘어, 빠르게 상대 박스 안으로 전진을 시도한다. 빌드업 상황에서는 상대의 공격-미드필드 라인을 수직 패스로 풀어내고, 마지막 수비라인으로 전진하는 방식을 추구한다. 모이세스 카이세도(브라이튼)를 비롯해 페르비스 에스투피냔, 알란 프랑코 같은 선수들은 개인기량으로 위협적인 공격력을 보여준다. 특히 세컨 볼 플레이와 긴 스로인이 특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에콰도르는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 이러한 탓에 많은 득점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많은 실점 또한 허용하지 않는다. 빌드업 상황에서 에콰도르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어버리는 모습으로 인해, 상대에게 위협적인 역습을 허용하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① 에콰도르 강점

기본은 4-3-3 포메이션이며 볼소유시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빌드업에서 카를로스 그루에소가 수비형 미드필더 아래로 내려가 카이세도와 프랑코의 전방 플레이를 지원한다. 특히 플레이메이커 카이세도는 경기 템포를 빠르게 유지한다. 소속팀 잉글랜드 브라이튼에서보다 대표팀에서 더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더불어 매우 위협적인 크로스로 공격 옵션을 더하는 측면 수비수 에스투피냔에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빠르고 스로잉 능력도 뛰어나다.

중앙일보

에콰도르의 모이세스 카이세도(왼쪽).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② 에콰도르 약점

볼을 소유하지 않는 경우 4-1-4-1 포메이션을 운영하는데, 상대에게 수비라인 앞 하프 스페이스를 허용하게 된다. 에콰도르 수비형 미드필더는 이 넓은 하프 스페이스 전체를 커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며, 항상 측면에서 시도하는 상대 크로스를 저지해내기 어렵다. 빌드업시 에콰도르 선수들은 정확성에서 문제를 보일 때가 있으며, 볼을 빼앗기는 경우 위험 상황이 발생한다. 경기 도중 집중력을 잃어버리는 모습과 상대에게 위협적인 역습을 허용하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에콰도르는 슈팅까지 가져가는 마무리 능력을 개선한다면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다. 상대 볼을 따낸 뒤 박스 안으로 파고드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골로 연결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에콰도르 경기는 다득점보다는 한 골 차 승부가 날 확률이 높다.

중앙일보

에콰도르 에스투피냔(오른쪽).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③주요선수: 페르비스 에스투피냔(24·브라이튼)

에스투피냔은 항상 공격의 시작을 이끌며 뛰어난 스로인 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잘못된 스로인을 한 뒤 심판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등 때때로 규율을 지키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에스투피냔이 경기에 더 집중한다면 더욱 흥미로운 선수가 될 것이다. 에콰도르에서 흥미로운 선수들은 모두 어리다. 중앙 수비 피에로 인카피에(20)는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의 중앙 미드필더 카이세도(21)도 있다.

중앙일보

한국축구대표팀이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를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앞에서 만난 구자철 KBS 해설위원. 김현동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총평

개막전은 모든 선수에게 영광이자 전 세계 축구팬들이 지켜보는 무대다. 카타르 선수들은 홈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으며 기후 및 시차와 같은 현지 조건에 대한 적응이 따로 필요 없다. 카타르의 팬들이 항상 뒤에서 응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플레이를 할 것이다. 에콰도르를 조별리그에 해볼 만한 상대로 볼 것이다.

양 팀 모두 특별히 볼을 소유하는 축구를 구사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누가 경기를 리드할 것이며, 누가 위험을 감수할지, 경기의 흐름을 지켜보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다. 에콰도르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카타르가 팀으로서 막아내야 한다. 두 팀 모두 일반적으로 많은 골을 허용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번의 실수나 역습의 순간이 이 경기의 승부를 가를 수 있다.

◇구자철의 촉

객관적인 기술적 분석을 한다면 적은 골, 아마도 무승부가 될 것이다. 0-0 또는 1-1 무승부. 그러나 개인적으로 카타르의 정보 등 여러가지 종합해 볼 때는 카타르의 다득점 승리를 예측한다

구자철 KBS 해설위원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