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O리그 평균자책점상과 탈삼진상을 수상한 키움 안우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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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은 18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학폭에 있어서는 늘 자유롭지 못했다.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침묵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너무나 고맙게도 학폭 논란의 관련자인 후배들이 용기를 내주었다. 오랜 시간 학폭 논란의 무게를 견뎌온 만큼 내 입장을 밝히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사안의 진실을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안우진은 올해 30경기(선발 29경기)에서 196이닝을 던지면서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탈삼진 224개, 퀄리티스타트 24회를 기록했다. KBO 공식 시상 부문인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은 물론이고, 투구 이닝과 퀄리티스타트도 모두 리그 전체 1위다.
하지만 BNK부산은행 최동원상을 주관하는 최동원기념사업회는 지난 10일 "안우진이 휘문고 재학 시절 학폭 문제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전력을 외면할 수 없다"며 "스포츠계의 폭력을 없애기 위해 분주히 뛰었던 '최동원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수상 후보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역투하는 키움 안우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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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안우진의 학폭 사건 당시 '피해자'로 분류됐던 휘문고 후배들은 지난 16일 공동 성명을 내고 "안우진 선배는 학폭을 가한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선배라면 할 수 있는 훈계 수준이었다. 오히려 우리를 잘 챙겨줬던 좋은 선배였다"며 "안우진 선배가 (일부 야구팬으로부터) 염산 테러 위협까지 당하는 것을 보고 더는 두고 볼 수 없어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진짜 피해자는 안우진 선배였다"고 주장했다.
안우진은 이와 관련해 "5년 전으로 시점을 돌리면, 학폭 논란이 불거졌던 2017년 당시 후배들이 학교폭력대책위원회와 경찰 조사에서 나를 용서해 주었고 더 나아가 지금은 응원을 해주고 있다"며 "우리는 늘 서로를 응원하는 선후배 사이였다. 후배들에게 더 좋은 선배이지 못했다는 점, 선배로서 훈계 차원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도 더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점은 이번 논란으로 긴 터널을 지나며 끊임없이 반성하고 속죄했다"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또 "어느새 나는 가혹한 학교 폭력을 행한 악마가 되어 있었다. 여론의 질타 속에 사안의 구체적인 진실은 묻혀버렸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해도 학폭의 주홍글씨로 모든 진실을 덮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나를 응원해주시는 팬들, 선후배들과 동료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 죄송하다. 더 발전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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