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어시스트 데뷔 이후 최고지만 "지면 못했다고 생각"
전희철 감독 "최준용 없는 지금, 내게도 소중한 배움의 시간"
김선형 |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시즌 초반 고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프로농구 서울 SK의 간판 김선형은 자신의 활약이 100점 만점에 30점짜리라고 평가했다.
김선형은 기록만 보면 올 시즌 '최고 가드'다.
10경기를 모두 나선 김선형은 매 경기 평균 16점 6.8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득점과 어시스트 모두 2011-2012시즌 데뷔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득점은 전성현(캐롯·18점), 이대성(한국가스공사·17.8점)에 이은 국내 선수 중 3위고, 도움은 외국 선수를 통틀어 1위다.
득점, 어시스트를 종합해보면 그와 비등한 활약을 펼친 가드는 울산 현대모비스의 필리핀 가드 론제이 아바리엔토스(14점 5.4어시스트)나 원주 DB의 이선 알바노(14.7점 5.3어시스트)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기록상으로는 김선형에게 밀린다.
이런 활약에도 김선형은 만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팀이 시즌 초반 고전 중이기 때문이다.
김선형 |
16일 홈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주 KCC를 78-68로 잡으며 SK는 겨우 4할 승률(4승 6패)을 맞췄다.
이날도 김선형은 17점 4어시스트 3스틸로 제 몫을 했다.
경기 후 김선형은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최근 팀 성적 때문에 경기가 끝날 때 항상 아쉽다"며 "팀을 이끌어야 하는 가드인데 아무리 내가 잘해도 지면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김선형은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30점을 매기고 싶다"며 "1라운드에 득점과 어시스트가 많았지만 팀이 많이 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기록은 신경도 안 쓴다.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어떻게든 2라운드에는 5할 승률을 맞추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SK는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예선 조별리그 무산의 여파로 1라운드를 기존 경기 수인 9경기보다 적은 8경기로 마쳤다.
전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쓰러뜨리며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선형에게 2승 6패라는 1라운드 성적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최준용이 부상으로 이탈했다고 하지만, 고전은 달갑지 않았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이탈한 최준용 |
다행히 직전 창원 LG를 25점 차로 대파한 데다 KCC전까지 잡은 SK는 올 시즌 첫 연승을 달리며 반등 계기를 잡았다.
마침 최준용도 이달 말 복귀가 예정돼 있다.
김선형은 "첫 연승이라서 정말 기분이 좋다"며 이제 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봤다.
그는 "사실 그간 선수단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며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있어, 남은 선수들의 체력 부담에 4쿼터에 뒤집힌 경기가 있었지만 경기력 자체는 괜찮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탈한 선수들이 복귀하기 전인 지금 오히려 팀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시너지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희철 감독도 최준용이 빠진 기간을 두고 "내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라고 표현했다.
전 감독은 "내외곽을 넘나드는 포워드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경기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선수들도 그에 맞춰서 성장 중"이라고 평가했다.
전희철 감독 |
이어 "작년에는 전력이 너무 강해서 작은 걸 놓쳐서 이기는 경우가 있었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며 "선수들에게 사소한 부분도 놓치지 말자고 한다. 프로선수라면 기본적으로 그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 감독은 김선형처럼 '올라갈 것'이라고 단언하지 못했다.
"2라운드에 최소 5승은 하고 싶은 게 목표지만…"이라고 잠시 말을 멈춘 전 감독은 "주말 경기에서도 연승을 챙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SK는 1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 20일 수원 kt를 만난다. 각각 10위와 9위로, 사실상 가장 고전 중인 두 팀을 만나는 셈이다.
전 감독은 "최준용이 조만간 복귀한다. 그러면 팀이 더 단단해질 것"이라며 "최준용이 없는 시간을 식스맨급 선수들이 최대한 활용해 발전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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