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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동훈 기자(왕십리)] 박동혁 감독은 이전과 달라진 지원 속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충남아산은 시민구단 전환 후 여러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 수급부터 22세 이하(U-22) 자원 확보 등이 해당됐다. 박동혁 감독은 아예 새 판을 짜면서 팀을 만들어갔다. 시민구단 첫 시즌은 10위에 머물렀다. 최하위였지만 분명한 저력을 보였다는 평이었다. 다음 시즌엔 8위를 기록했다. 여전히 하위권이었지만 지도력을 인정받아 K리그2 올해의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혼란이 있었다. 계약 문제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개회 여파로 시즌 개막이 빨라 더 어려움이 컸다. 그럼에도 박동혁 감독은 스카우트한 선수들을 속속히 데려오며 팀을 꾸렸다. 적은 지원 속 외인도 없고 스쿼드 풀도 넓지 않았으나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K리그2 순위권을 흔들었다.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노리던 충남아산은 막판 승점을 잃으며 6위에 올랐다. 그럼에도 누구도 박동혁 감독을 비롯해 충남아산에 비판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수를 보내면서 분명한 성과를 낸 충남아산을 추켜세웠다. 2년 재계약을 맺은 박동혁 감독은 새로운 충남아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터풋볼'이 박동혁 감독의 지난 시즌 회상과 향후 방향성을 들어봤다.
[이하 박동혁 감독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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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충남아산을 보면서 '가족 같다는 팀'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불가능한 일인데 가능할 수 있던 이유가 있을까?
이번 시즌을 돌아보면 정말 행복했다. 아산 무궁화 시절 우승할 때보다 더 뿌듯했다. 일단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항상 신나는 분위기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게 내 철학이다.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효율성이 떨어진다. 훈련 집중도, 완성도도 저하된다. 분위기가 형성이 안 되고 선수들이 운동을 하기 싫어하면 훈련을 했어도 성과는 없다고 보면 된다.
훈련을 할 때, 소통을 자주하고 직접 참여해 몸을 부딪힌다. 감독이지만 형처럼 다가가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으며 대화를 한다. 그러면서 형성되는 공감대가 좋은 분위기로 이어졌다. 선수들 마음을 얻지 못하면 감독은 아무리 지도력이 좋아도 성공하기 어렵다. 선수들 마음을 헤아리고 진심으로 다가가야 오는 게 있다.
내세운 철학들이 선수단과 잘 어우러지면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낸 팀이 됐다고 판단된다.
살인적인 일정 속 시즌을 잘 치렀다.
올해 시즌 종료 후 느낀 건 항상 나가던 선수들이 나가다 보니 후반기가 되니까 그들의 능력의 60% 정도밖에 못 보여준 것 같다는 점이었다. 당시엔 못 느꼈지만 되돌아보니 그렇다. 내년엔 지친 선수가 보이면 과감한 변화를 주려고 한다. 사실 22세(U-22) 룰 때문에 더 힘들었다. U-22 규정을 안 쓰고 3명만 교체하니까 안 되겠다. 여름에 특히 그랬다.
그래서 윙백을 자주 바꿨다. 효과를 거두긴 했으나 U-22 선수 풀이 적은 건 늘 고민이었다. 김채운, 정건우가 기회를 얻었는데 둘 중 하나는 꼭 컨디션이 아쉬웠다. 시즌 시작 전에 U-22 선수 수급에 집중할 생각이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선수들은 이미 다 계약을 했더라. 새로운 선수를 모니터하려고 한다.
올해 가장 이겼을 때 기뻤던 팀은?
FC안양이다. 시민구단 창단 후 안양을 한 번도 못 이겼다. 홈에서 2-0으로 이겼을 때 정말 좋았다.
(경남FC전 이상민 극장골 순간보다 기뻤나?) 단순한 승리 감정으로 비교하면 우열을 가리기 어렵겠지만 안양을 이긴 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충남아산은 군인 팀을 제외하면 K리그에서 유일하게 외인 없이 시즌을 치렀다. 외인 필요성을 느꼈는지?
외인이 없으면 소통적인 면에서 수월하긴 하다. 이야기가 잘 이뤄져 준비 과정이 좋았고 선수들끼리 소통도 더 잘 됐다. 공격에서 유강현과 송승민이 잘해줘서 외인 빈 자리를 더욱 더 못 느꼈다. 그래도 필요성은 실감했다. 유강현이 득점을 많이 해줬지만 40경기를 치르다 보면 분명히 처질 때가 온다. 그럴 때 외인이 있었다면 팀에 도움이 됐을 거라 생각된다.
외인 공격수와 다른 포지션에 1명을 더 데려오고 싶다. 다음 시즌엔 외인을 보유하려고 준비는 하고 있다. 선수들 군 입대 상황에 따라 계획이 달라질 것이다. (상무 발표는 언제인가?) 12월 1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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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민구단 내에 정치적 외풍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충남아산은?
전혀 없다. 시민구단이라 정치적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 팀은 그런 느낌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런 걸 생각하기보다 일단 잘하려고 한다. 며칠 전에 아산시장님과 충남아산 대표님, 단장님, 국장님과 미팅을 했다.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고 갔다. 나를 향한 칭찬도 있었다. 우리 팀에 매우 호의적이셨고 긍정적이셨다.
사실 관심이 없으면 면담도 안 한다. 앞으로 어떤 팀을 만들어가면 좋겠는지도 이야기를 나눴다. 팀에 뭐가 필요하고 부족한지도 말했다. 시장님이 요구사항을 그 자리에서 들어주시기도 했다. 더 자주 뵈는 자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지원이 적은 건 사실인데?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는 건 프로에선 핑계다. 당연히 감독으로서 예산이 풍부하면 좋겠지만 결과론적으로 따졌을 때는 핑계밖에 되지 않는다. 예산이 적은 팀에 감독을 맡은 거면 그런 부담까지 안은 것이다. 예산 핑계를 대면서까지 감독을 할 이유는 없다. 예산이 있든 없든 당당한 감독이 되고 싶다. 자신감 있는 모습을 항상 보이는 이유다.
선수들한테 "내가 모든 걸 책임질 테니 최선을 다해 싸워 무조건 이겨라"고 한다. 경기장에서 쪽팔리게 꼬랑지 빼고 그런 축구는 한 적이 없다. 당당하게 싸웠고 자신감 있게 부딪혔다.
작년 겨울엔 계약이 늦어지면서 시즌을 늦게 준비했다. 올해는 다르다.
늦게 준비하긴 했는데 원하는 선수들이 속속 영입돼 만족스러웠다. 생각한대로 잘 이뤄졌다. 올해 성과가 좋은 원동력이었다. 이제 다른 구단에서 우리 선수를 원하고, 오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생겼다. 그럼에도 내년에 여전히 어려울 듯하다. 천안과 청주가 들어오면서 선수 풀이 굉장히 좁아졌다.
어린 선수들은 많은데 프로에서 경험이 있는 이들이 좀 적다. 프로 생활을 했던 선수들이 필요하지만 수급이 어려워 선수 구성에 애를 먹고 있긴 하다.
다음 시즌 충남아산의 목표는?
올해 목표는 6위였다. 늦게 시즌을 시작하긴 했어도 선수단 구성이 좋아 세울 수 있는 순위였다. 유강현, 최범경, 김강국, 박철우, 이학민, 박성우, 이호인, 송승민처럼 원하는 선수들이 딱 맞는 포지션에 속속히 들어왔다. 다음 시즌은 아직 모르겠다. 선수단 구성이 되면 목표 순위를 설정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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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충남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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