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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자보들이 붙어 있던 조만식기념관 앞 게시판이 지난해 12월8일 오전 텅 비어 있다. 지난 6일 붙은 대자보들은 학교 측이 모두 철거했다. 이두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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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학교 비판 기사 삭제를 거부한 학보사 편집국장을 ‘박사방’(텔레그램 성착취 단체메신저방) 개설자 조주빈에 빗댄 숭실대 총장의 행위가 “인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15일 장범식 숭실대 총장에게 인격권 침해 발언으로 피해를 입은 학보사 전 편집국장 A씨의 권리회복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장 총장은 지난해 11월23일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A씨를 향해 “조주빈이 학보사 기자이자 그 학교를 위하는 편집국장이었다”며 “학교에서 끊임없는 마찰을 일으켰지만 학교에서 단 한번도 제지를 받지 않았기에 그 학교가 그 악마를 양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숭실대 학보인 ‘숭실시보’ 편집국장이었던 A씨는 학보 주간 교수가 “총장에 대한 기사가 추측에 기초했다”며 기사 수정을 요청했으나 거절한 터였다. 이후 A씨는 “교내 ‘신문방송국 규정’에 있는 편집지도권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기자들과 함께 해임됐다. 이 규정에 따르면 신문사 주간은 발행물 및 방송제작물에 대한 편집지도권, 배포권과 방송송출권, 각 언론기관 국장·부장 등 임원의 임면권, 징계권을 가진다.
장 총장으로부터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A씨는 “인격권을 침해 당했다”며 지난해 12월 장 총장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장 총장은 “조주빈이 재학 중 학교로부터 아무 제지도 받지 않고 활동한 것은 대학 측이 교육기관으로서 책임을 방기한 것임을 강조하고자 해당 발언을 한 것일 뿐, 조주빈을 A씨에게 비유한 것은 아니었다”고 인권위에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장 총장의 발언이 간담회에 참석한 이들에게 조주빈과 A씨를 동일시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킴으로써 A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판을 떨어뜨렸다고 판단했다.
☞ [단독]"학보사 기자들이 교수에게 '집단 항명'해 전원 해임했다"…숭실대 '학내 언론 탄압' 논란 확산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112090600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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