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가 매년 메이저리그를 결산하며 진행하는 이른바 ‘실망슬러거’ 시상식. 2022년에도 찾아왔다.
올해부터는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도입으로 투수 부문이 사라졌다. 300타석 이상 출전한 야수가 선발 대상이다. 실버슬러거는 유틸리티 부문을 신설했지만, 실망슬러거는 가장 많은 경기 소화한 포지션을 기준으로 정하기로했다. 뭐 자랑스러운 상이라고 유틸리티 부문까지 따로 만들 필요 있겠는가.
기준은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다. 수상 결과에 불만이 있다거나, 트로피가 없으면 뭐라도 대신 받고싶은 선수는 직접 본 기자를 찾아오라. 김치찌개 끓여주겠다.
스펜서 토켈슨. 사진=ⓒAFPBBNews = News1 |
1루수: 스펜서 토켈슨(디트로이트), 다린 러프(샌프란시스코/메츠)
2020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 선수인 스펜서 토켈슨은 2022년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미겔 카브레라의 뒤를 이을 주전 1루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0.604의 OPS를 기록하며 빅리그의 쓴맛을 봤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새로운 프런트 수장이 된 스캇 해리스 사장은 “여전히 그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삼성라이온즈에서 뛰었던 다린 러프는 악몽같은 한 해를 보냈다. 트레이드가 독이 됐다. 뉴욕 메츠 이적 이후 28경기에서 타율 0.152 출루율 0.216 장타율 0.197에 그쳤고 결국 1루수로서 조금 챙피한 0.645의 OPS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사진=ⓒAFPBBNews = News1 |
2루수: 레우리 가르시아(화이트삭스) 세자르 에르난데스(워싱턴)
가르시아는 이번 시즌 1루를 제외한 내야 전포지션과 외야 세 자리를 모두 소화하며 ‘슈퍼 유틸리티’로 활약했다. 그러나 타석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97경기에서 타율 0.210 OPS 0.500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2루수에서 제일 많은 경기를 소화했기에 2루수 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 골드글러브 출신 베테랑 내야수 에르난데스는 한 해 워싱턴의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0.629의 OPS는 이 상을 받기에 조금 부족한(?) 성적일 수도 있다. 다른 2루수들이 더 잘한 것이 문제였다.
앤드류 벨라스케스. 사진=ⓒAFPBBNews = News1 |
유격수: 앤드류 벨라스케스(에인절스), 헤랄도 페르도모(애리조나)
벨라스케스는 빅리그에서 맞이한 다섯 번째 시즌 마침내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았다. 125경기를 소화하며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냈다. 타석에서도 조금만 더 잘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타율 0.196 OPS 0.540을 기록했다. 페르도모역시 데뷔 2년차 애리조나의 주전 유격수로 올라섰지만, 타율 0.195 OPS 0.547로 타석에서 보여준 모습은 약간 실망스러웠다. 두 선수 모두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했다.
요안 몬카다. 사진=ⓒAFPBBNews = News1 |
3루수: 요안 몬카다(화이트삭스) 마이켈 프랑코(워싱턴)
한때 리그 최고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몬카다는 해가 갈수록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급기야 이번 시즌은 104경기에서 타율 0.212 OPS 0.626이라는, 데뷔 이후 가장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몸 상태도 안좋았다. 복사근 부상으로 시즌 개막을 부상자 명단에서 맞이했고 이후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두 차례 이탈했다. 그냥 ‘안되는 해’였다. 베테랑 내야수 프랑코는 이번 시즌 워싱턴에서 기회를 잡았지만, 103경기에서 타율 0.229 OPS 0.597로 만족스럽지 못한 한 해를 보냈다.
닉 센젤. 사진=ⓒAFPBBNews = News1 |
외야수: 마일스 스트로(클리블랜드)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보스턴/토론토) 콜 칼훈(텍사스)
아비자일 가르시아(마이애미) 빅터 로블레스(워싱턴) 닉 센젤(신시내티)
스트로는 생애 첫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수비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줬으나 타석에서는 타율 0.221 OPS 0.564에 그치며 한없이 작아졌다. 주전 중견수 자리를 계속해서 지키기 위해서는 더 나은 타격을 보여줘야할 것이다. 지난 시즌 OPS 0.497로 끔찍한 한 해를 보낸 브래들리 주니어는 2022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131경기 출전했으나 OPS 0.566에 그쳤다. 어느덧 삼십대 중반이 된 칼훈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125경기에서 타율 0.196 OPS 0.587에 그쳤다.
마이애미 마린스는 가르시아에게 4년 5300만 달러의 다년 계약을 안겨준 것을 후회할 수도 있다. 이제 계약 첫 해인데 98경기에서 타율 0.224 OPS 0.582에 그쳤다. 지난 시즌 활약(타율 0.262 OPS 0.820)은 ‘FA로이드’의 결과물인 것일까. 로블레스는 올해도 ‘수비만 잘하는 중견수’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132경기에서 타율 0.224 OPS 0.584 기록했다. 1라운드 유망주 출신인 센젤은 데뷔 이후 가장 많은 110경기 출전했으나 타율 0.231 OPS 0.601에 그쳤다.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제이콥 스탈링스. 사진=ⓒAFPBBNews = News1 |
포수: 오스틴 헤지스(클리블랜드) 제이콥 스탈링스(마이애미)
헤지스는 지난 2017년 이후 가장 많은 105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석에서는 타율 0.163 OPS 0.489에 그쳤다. 대신 아메리칸리그에서 가장 많은 10개의 희생번트를 기록하며 다른 방면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애미로 이적한 스탈링스는 주전 포수로서 기회를 잡았으나 타석에서는 실망스러웠다. 114경기에서 타율 0.223 OPS 0.584를 찍은 것이 전부였다.
미겔 카브레라. 사진=ⓒAFPBBNews = News1 |
지명타자: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넬슨 크루즈(워싱턴)
2022년 통산 3000안타의 금자탑을 세운 카브레라지만, 세월의 무게는 어쩔 수 없었다. 112경기에서 타율 0.254 OPS 0.622를 기록했다. 6할대 OPS로 시즌을 마친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다. 또 다른 베테랑 타자 크루즈도 세월의 무게에 눌린 모습. 124경기 타율 0.234 OPS 0.651에 그쳤다. 지난 시즌 32개까지 기록했던 홈런 갯수는 10개로 폭락했다.
[알링턴(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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