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놀이공원에 남성이 홀로 서 있다. /로이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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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서 여성들의 놀이공원 방문을 금지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작년 8월 재집권한 탈레반은 아프간 여성에 대한 탄압의 강도를 점점 더 높여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난 7일부터 여성이 놀이공원과 유원지, 체육관에 입장하는 것을 금지했다. 탈레반 정부의 모함메드 아키프 권선징악부 대변인은 “우리의 노력에도 많은 곳에서 여성과 남성이 섞여 있는 등 샤리아(이슬람 율법)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난 3월부터 탈레반은 요일별로 남녀를 나눠 놀이공원 등을 이용하게 했는데 이번엔 여성의 출입 자체를 원천 봉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아프간 여성들은 남편이나 남동생 등 남성 친인척들과 동행하더라도 해당 시설에 들어갈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정책은 현재로선 수도 카불에서만 시행되고 있으나, 앞선 조치와 마찬가지로 곧 아프간 전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탈레반은 지난해 재집권을 할 당시에만 해도 여성을 포용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아프간 여성 인권은 크게 후퇴하고 있다. 탈레반 정부는 중·고교 여학생들의 등교를 막고, 대입 응시 과목을 제한하는 조치를 실시했다. 여성은 남성 보호자 없이 장거리 여행을 떠날 수 없고, 일부 지역에선 택시도 혼자 탈 수 없다.
지난 5월에는 두 눈만 빼놓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복장인 ‘부르카’ 착용을 20년 만에 의무화했다. 당시 탈레반 최고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는 포고령을 발표하면서 “여성은 집에 머무르는 게 낫다”고 밝혔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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