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하면 몸이 녹는 주인공이 '특이체질' 위한 회사에 입사해 겪는 에피소드
웹툰 '멜팅맨'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만약 '엑스맨' 시리즈 속 돌연변이가 울버린이나 매그니토와 같은 압도적인 초능력을 가지지 못한다면 어떨까.
이들은 과연 사회에서 배척당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소지 작가의 웹툰 '멜팅맨'은 감정에 따라 몸이 녹아내리는 '특이체질'인 머시 볼드윈이 다양한 직원들로 구성된 기업 엘도라도에 입사해 겪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이다.
비정상이라는 비난에 시달려 온 머시는 처음엔 회사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머리가 없는 냇, 온몸에 수백 개의 눈이 박힌 아르고스, 몸이 자라지 않는 제레미 등과 함께 일하면서 서서히 자신을 긍정하게 된다.
우리도 한 번쯤은 느껴봤을 법한 심리적인 불안을 시각화해 등장인물의 '특이체질'로 구현한 점이 인상 깊다.
주인공인 머시는 덥거나 당황하면 온몸이 녹아내리고, 배런은 정신력이 약해 상처를 받을 때마다 몸에 조금씩 금이 가고 모래가 우수수 떨어진다.
이들의 체질은 눈에 띄게 특이하기만 할 뿐 슈퍼히어로물에 나올 정도로 대단한 능력은 없다.
그렇기에 이는 현실 속 여러 소수자 이야기나 다름없다. '특이체질'을 피부색이 다른 이민자나 장애인, 성(性) 소수자로 바꿔 읽어도 어색하지 않다.
작품 속에서도 사람들은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들을 배척한다.
엘도라도가 승승장구하자 급기야는 혐오단체까지 만들어 루머를 퍼뜨리거나 물리적인 공격을 가하기도 한다.
머시와 동료들은 반격에 나서지만 사실 속 시원한 결말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현실적이다.
웹툰 '멜팅맨' |
사람은 제각기 모두 다르다. '특이체질'처럼 눈에 보이게 크게 다를 수도 있지만, 개개인에게는 모두 차이가 존재한다.
이 작품은 엘도라도를 찾는 의뢰인들의 사연을 통해 가장 가까운 이도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나탈리는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몸과 머리가 분리됐다. 원래 한 몸이니 잘 지낼 수 있다고 여겼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급기야는 머리가 가출하고 만다.
그림자 연극배우 피터는 자신감이 떨어지는 자신에게 실망해 도망간 그림자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이는 머리일 수도, 그림자일 수도 있지만, 우리 곁의 가깝고 당연한 가족이나 친구가 될 수 있다.
당연히 나의 일부라서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조차도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인 셈이다.
이 작품 속 등장인물에는 영어 이름을 붙었지만, 한국 작가의 작품이다. 시즌 1까지 나왔고 코미코, 카카오페이지, 네이버 시리즈 등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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