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선 기자] KIA 한승혁 2021.09.03 /sunday@osen.co.kr |
[OSEN=이상학 기자] 한화는 지난 10일 내야수 변우혁(22)을 KIA로 보내며 투수 한승혁(29), 장지수(22)을 받는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손혁 신임 단장의 부임 첫 트레이드. 지난 201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4년차 군필 내야수 변우혁을 트레이드 카드로 쓰는 과감함을 보였다. 거포 유망주를 내주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변우혁은 천안 북일고 3학년 시절 홈런 8개를 터뜨리며 거포로 이름을 알렸다. 올해 경남고 김범석(LG 지명)이 10개를 치기 전까지 2004년 고교야구 나무 배트 도입 이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었다. 2019년 연고팀 한화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고, 첫 시즌을 마친 뒤 상무에 입대해 군복무도 마쳤다. 그러나 지금까지 프로에서 보여준 것이 별로 없다. 1군 2시즌 통산 성적은 50경기 타율 2할4푼6리(114타수 28안타) 4홈런 10타점 7볼넷 38삼진 OPS .681.
2군 퓨처스리그에서도 상무 시절 포함 4년간 189경기 타율 2할2푼3리(602타수 134안타) 16홈런 103타점 64볼넷 134삼진 OPS .651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북일고 시절부터 타고난 파워를 인정받고 있지만 허리 부상으로 성장세가 주춤하며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했다. 게다가 한화는 3루수 노시환, 김태연, 정민규, 1루수 김인환, 이성곤 등 코너 내야수가 풍부한 편이다. 변우혁이 뛸 자리가 마땅치 않았고, 한화는 트레이드로 중복 포지션 문제도 해소했다.
손혁 단장은 변우혁에 대해 “군대도 갔다 왔고, 좋은 선수인데 (보내서) 아쉽다”고 말했다. 거포 유망주의 잠재력이 터질 때 돌아올 부메랑 효과도 무시할 수 없지만 손 단장은 투수력에 초점을 맞췄다. 선발로도 활용 가능한 한승혁을 주시했다. 즉시 전력 상승 효과도 노리지만 큰 그림을 그리며 미래까지 봤다.
[OSEN=잠실, 지형준 기자]7회초 무사에서 대타로 나선 한화 변우혁이 좌월 솔로포를 날리고 있다. 2022.06.22 /jpnews@osen.co.kr |
손 단장은 “문동주와 남지민이 좋은 유망주들이지만 아직 어린 투수들이다. 언제 어디서든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며 “내년 시즌 둘이 15경기씩, 합쳐서 30번 정도 선발등판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경기·이닝수를) 미니멈으로 잡고 관리하려 한다. 두 명이서 선발 한 자리를 맡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지난 2년간 젊은 투수들의 이닝을 엄격하게 관리해왔고, 계약 마지막 해인 내년에도 투수 보호 기조는 바뀌지 않는다.
한화 마운드의 미래인 문동주와 남지민은 아직 만 19세, 21세에 불과하다.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손 단장은 당장 두 투수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한다. 문동주는 고교 2학년 때 뒤늦게 투수를 시작해 몸이 완전히 만들어지지 않았고, 올해도 내복사근·견갑하근 부상으로 두 번이나 이탈했다. 2020년 입단 첫 해 팔꿈치 인대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동시에 받고 1년간 재활한 남지민도 올해 첫 풀타임으로 89이닝을 던졌다. 두 투수 모두 내년 100이닝 이상을 계획하고 있지만 부상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한화는 내년에 가능한 많은 선발투수 자원 확보가 필요하다. 외국인 투수 2명에 김민우까지 계산이 서는 범주에 있지만 나머지는 물음표다. 올해 팀 내 최다 7승을 올린 장민재도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냉정하게 지켜봐야 한다. 주로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경험을 쌓은 유망주 한승주(상무 지원), 김기중, 박준영, 박윤철 등도 있지만 확실한 상수로 보기는 어렵다. 통산 228경기 중 46경기를 선발등판한 한승혁이 예비 선발 자원으로 1군에서 조금이라도 이닝 부담을 덜어주면 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공수주 모든 면이 약한 한화이지만 투수 출신 손 단장은 팀 재건의 시작점을 마운드로 보고 있다. 올해 외국인 투수 전원 부상이라는 최악의 광경도 목도했다. 손 단장은 “투구의 질이 떨어지면 오래 서있어야 하는 수비수들의 체력과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화의 고질적인 수비 불안도 결국 투수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5명의 선발만으로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보낸 팀은 없다. 최대한 많은 선발 자원을 준비해둬야 하고, 한화는 한승혁으로 5선발 뎁스를 강화했다. 즉시 전력이지만 유망주 보호라는 큰 그림까지 그린 트레이드다. /waw@osen.co.kr
한화 문동주-남지민. /OSEN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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