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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정부, 탈레반 창설자 ‘애꾸눈 오마르’ 무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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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6일(현지 시각)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공개한 탈레반 창설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무덤 사진. 이날 자불주 수리 지구의 오마르조 근처에 있는 오마르의 무덤에서 추모식이 열려 탈레반 고위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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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 창설자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무덤을 공개했다고 AFP 통신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오마르는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꾸준히 사망설이 제기됐다. 2015년 탈레반은 그가 2년 전인 2013년 파키스탄 카라치의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그가 묻힌 곳은 공개하지 않아 그의 행방을 놓고 추측이 무성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날 오전 자불주 수리 지구의 오마르조 근처에 있는 오마르의 무덤에서 추모식이 열렸고 탈레반 고위 지도자들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20년간 아프간을 지배해 온 미군이 철수한 뒤 다시 집권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그동안 많은 적이 주변에 도사리고 있고 국토가 점령당한 처지였기 때문에 무덤의 훼손을 막기 위해 무덤의 위치를 비밀에 부쳤다”면서 “가까운 가족들만 위치를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지도자들이 오마르의 무덤 주위를 둘러싼 사진을 공개했다. 흰색 벽돌로 조성된 무덤 위에는 자갈이 덮여 있고, 무덤 외곽에는 초록색 철제 울타리가 설치돼 있다.

조선일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창설자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 /EPA 연합뉴스


사망 당시 55세 전후였던 오마르는 1993년 탈레반을 창설해 아프간 내전을 종식했고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군에 의해 쫓겨날 때까지 아프간을 통치했다. 이 기간에 여성들이 외출할 때 얼굴조차 완전히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하도록 강제하는 등 극도로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강요했다.

실명한 오른쪽 눈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는 1980년대 중반 무자헤딘(무장 게릴라 조직)에서 활동하며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군에 맞서 싸우다 오른쪽 눈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무덤 공개는 탈레반의 오마르 띄우기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지난 7월 탈레반은 오마르가 미군의 감시를 피해 다닐 때 타던 차량이라며 자불주의 한 마을에서 땅에 묻힌 흰색 도요타 차를 파내 대중에 공개했다. 탈레반은 오마르를 기리기 위해 이 차량을 카불의 국립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미국의 침공에 맞서 싸운 저항군 지도자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무덤이 훼손됐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탈레반 정부 측은 이를 부인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판지시르 계곡에 있는 그의 무덤은 온전히 보존되고 있으며, 만약 훼손이 사실이라면 관련자들은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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