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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스위스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가 미국 법원에서 외환시장 조작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받았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관련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크레디트스위스의 외환시장 통화 가치 조작 혐의에 대해 이같이 평결했다.
앞서 연기금 등 투자자들은 크레디트스위스 등 세계 16개 IB를 대상으로 2007∼2013년 온라인 채팅방을 활용한 통화가치 조작으로 손해를 봤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다른 IB들은 투자자들과 약 23억달러에 합의했으나 크레디트스위스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온라인 채팅방을 기반으로 한 '조작 공모 네트워크'가 실제로 있었는지와 크레디트스위스가 그 네트워크에 고의로 참여해 외환 시장 조작을 모의했는지 여부다. 배심원들은 통화 가치 담합을 위한 업계의 조작 네트워크가 있었으나, 원고 측이 크레디트스위스가 그 조작 네트워크의 일부였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원고 변호인은 크레디트 스위스 트레이더들이 100개 이상의 채팅방에 참여해 이틀에 한 번씩 통화의 매매가격 간 차이(스프레드)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크레디트스위스 측 변호인은 문제가 되는 채팅 대화를 허세나 농담이라고 변론했다. 또한 외환 시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온라인 채팅방에 있는 소수의 거래자가 이를 조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배심원들은 피고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던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번 판결로 한숨 돌리게 됐다. 패소 시 190억달러(약 27조3000억원)의 잠재적 지출이 가능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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