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주인공 중심으로 왁자지껄한 카페 '랑데뷰'에서 얽히는 인간관계
언뜻 생각하면 나랑 성격유형이 꼭 같은 사람끼리 잘 맞을 것 같지만, MBTI 궁합을 보면 영 다른 성격끼리 오히려 더 잘 맞는다는 결과가 나온다.
외향적인 사람은 내향적인 사람의 수줍은 호응에 신이 나고, 계획적인 사람은 즉흥적인 사람을 타박하며 내심 즐거워하기 때문일지 모른다.
웹툰 '랑데뷰' |
웹툰 '랑데뷰'는 내향적이고 소심한 주인공 하민이 활달하고 사람 좋아하는 동갑내기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하민은 새로 이사한 빌라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식사하던 중 28살 동갑내기 이웃 주민인 봉팔, 카페 주인 지은, 이들의 소꿉친구인 민정, 혜성과 친해지게 된다.
학창 시절 따돌림을 당했고, 직장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하던 하민은 카페에서 웃고 떠들며 조금씩 이들 무리에 스며든다.
이 작품에는 방대한 세계관이나 대서사시, 거창한 공동의 목표는 없다. 대신에 인물의 내면과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누구나 품고 있지만 덮어두고 있던 내면의 고민을 꺼내 보여주면서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낸다.
하민은 학창 시절의 상처를 털어버리지 못했고, 친구든 가족이든 주변에 선뜻 기대지 못한다.
연예인 지망생인 봉팔은 늘 밝고 태평해 보이지만, 자신이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뭐든 전력을 다하지 않다가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자 불안해한다.
지은은 카페를 운영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같지만, 엄격한 어머니의 기대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내내 숨기고 산다.
여기에 불우하게 살아온 정소연·도윤 남매까지 등장해 다양한 내면의 상처가 한 사람의 성격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보여준다.
작품 제목인 랑데뷰는 작중 등장인물들이 모두 모이는 카페 이름이기도 하다.
프랑스어 그대로 만남 또는 만남의 광장이라는 뜻을 딴 것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우주비행 용어로 쓰일 때의 의미에도 주목하게 된다.
광활한 우주공간에서 탐사선이나 인공위성 등 서로 다른 두 물체가 만나는 것을 랑데뷰라고 부른다.
한 우주비행선이 가만히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탐사선이 속력을 높여 따라잡는 구조가 아니다. 제각기 다른 속도와 궤도로 움직이던 두 물체가 가까운 거리에 접근하고 속도를 맞춰 움직일 때 랑데뷰가 이뤄진다.
작중 소심한 하민과 가볍기 짝이 없는 봉팔이 차츰 서로의 속도를 맞춰가며 나란히 비행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이 작품은 네이버웹툰에서 시즌1까지 연재됐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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