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이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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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10대 증권사의 외환거래 순이익은 115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7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2분기 들어 흑자 전환했다.
10대 증권사 중 5곳은 외환손실을 기록했다. 가장 손실 폭이 커진 회사는 신한투자증권으로 외환거래 손실이 전 분기 대비 -186%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143%), 한국투자증권(-112%), 대신증권(-104%), 메리츠증권(-87%)이 뒤를 이었다.
반면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외환거래 이익 상승률이 각각 442%, 363%로 대폭 늘어났다. 삼성증권 역시 315%로 크게 증가했고, KB증권은 20%로 소폭 확대됐다.
전체 외환거래 이익은 늘었지만 증권사별 편차는 더 커졌다. 2분기 가장 많은 외환거래 순이익을 기록한 삼성증권(1786억원)과 가장 큰 순손실을 본 신한투자증권(-1210억원)의 편차는 2986억원에 달했다. 지난 1분기 삼성증권(430억원)과 미래에셋증권(-422억원)의 편차인 800억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외환거래 손익 폭이 더 벌어진 건 이른바 ‘강달러’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달러화 자산 보유 여부에 따라 증권사별로 희비가 극명해진 것이다. 증권사는 서로 다른 외화채권과 채무를 매입해 운용하고 있어 환율 움직임에 따라 손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외환차손익이란 외화자산을 회수하거나 부채를 상환할 때 장부가액과 회수·상환 당시의 환율차이로 생기는 금액을 말한다. 예컨대 증권사가 100달러짜리 외화자산을 취득시점 환율인 1200원을 적용해 12만원(100*1200)으로 계상했는데 자산을 팔아 회수하는 시점에 환율이 1400원으로 오를 경우 실제로 회수하는 금액은 14만원(100*1400)으로 2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즉 자산 취득 시점보다 회수 시기에 환율이 오르면 이익이 생기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 거래는 물론 증권사 운용 상품과 해외 직접투자 등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선물을 통해 환을 헷지(위험회피)했거나, 달러를 기초로 한 자산을 많이 가진 증권사가 환차익을 많이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산 시점에 자산과 부채 비중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상반기를 기준으로 한 자료이기 때문에 이것만 보고 증권사가 잘했다 못했다를 나누기엔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6.8원 오른 1435.3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400원을 돌파하며 1400원대를 유지하며 1500원선도 위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것은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3월 이후 13년 6개월 만이다.
엇갈린 외환거래 순손익에 대해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외환만 놓고 보면 손실이 났을 수 있지만 상품 운용 수익 등을 포함하면 손실은 아닐 것”이라며 “증권사가 외환 거래만 하는 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외환스왑 등 외화 관련 파생상품손익, 외화로 투자된 투자자산 중 외환거래손익으로 처리되지 않는 손익 등을 고려하면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외화자산에 대한 평가금액이 급격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글로벌 채권 가격이나 외화 예금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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