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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통화·외환시장 이모저모

외환위기 이후 첫 7개월 연속 무역적자?...수출 급감, 어딘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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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세종=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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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김영훈 기자 = 7일 부산 남구 부산항 용당부두에 컨테이너 트럭들 이동하고 있다. 2022.9.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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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7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들어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중 수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달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이후 미중 분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변수다.

11일 관세청이 발표한 '10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해당 기간 수출액은 전년 동월대비 20.2% 감소한 117억9700만달러(약 17조원)를 기록했다. 1~10일 기준으로 수출이 20% 이상 급감한 것은 올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의 최대 감소 폭은 9월(-16.9%)이었다. 다만 관세청은 전년동기대비 조업일수가 올해 0.5일 적었던 점(2021년 5.5일, 2022년 5일)을 고려하면 1~10일 일평균 수출액은 12.2% 감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수입액은 전년 동월대비 11.3% 줄어든 156억2200만달러를 나타냈다. 10월 1~10일간 무역수지는 38억2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수출 감소,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액 증가 등 영향으로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10월 1~10일 수출입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전년동기대비 승용차(5.4%), 선박(76.4%) 등은 수출이 늘었지만 반도체(-20.6%), 석유제품(-21.3%), 무선통신기기(-21.0%) 등의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23.4%), 미국(-21.4%), 베트남(-11.9%), 일본(-35.5%) 등으로의 수출이 줄었다.

10월 1~10일 수입을 품목별로 살펴보면 전년동기대비 가스(-16.1%), 석유제품(-14.3%), 기계류(-9.5%) 등의 수입이 감소했다. 그러나 원유(7.6%), 무선통신기기(39.1%) 등은 수입이 늘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3.9%), 사우디아라비아(45.0%) 등으로부터 수입은 증가했다. 반대로 미국(-17.3%), 유럽연합(-9.8%), 일본(-16.0%) 등에서의 수입은 감소했다.

현 추세대로면 이달 전체로도 무역수지가 적자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7년(무역적자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7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10일까지 누적 기준으로는 수출이 5367억달러, 수입이 5694억달러를 기록하며 무역수지 적자가 327억1400만달러에 달했다.

문제는 이 같은 수출 둔화세와 이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행진이 앞으로도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한국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메모리 가격은 D램 10~15%, 낸드플래시 13~18% 하락했다. 4분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 가격이 각각 13~18%, 15~20%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주요 산업이 불황을 겪는 상황이라 반도체 부문도 (업황이) 좋지 않다"며 "반도체 산업만 특별히 상황이 바뀔 수 있는 요인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대중무역도 우려된다. 중국 공산당은 오는 16~22일 제20차 전국대표회의를 열고 시진핑 주석의 총서기 3연임을 결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중국의 새 공산당 지도부가 친시장주의자보다는 보수주의적 인물 중심으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이에 따라 미중 갈등이 심화돼 반도체, 철강·기계, 화학제품 등 경기 민감 품목 관련 대중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기존의 '안정 속 성장' 정책기조 유지에 따라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미중 경제분쟁 심화가 중국 경제성장에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반도체·배터리 부문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무역수지 적자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다시 반등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근월물 가격은 지난달 26일 배럴당 76.71달러까지 하락했으나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의 감산 결정으로 오름세로 돌아서 지난 10일(현지시간) 배럴당 91.13달러까지 올랐다. 올겨울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OPEC+ 감산 발표 이후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보다 배럴당 10달러 올린 110달러로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막기 위한 통화 긴축 영향이 나타나고 있어 해외수요가 악화되면 (한국의) 수출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원유를) 같은 양 수입해도 단가요인만으로 수입가격이 지난해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상황이고 중국의 (경기) 회복세 자체도 지체되고 있어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10일 수치가 안 좋게 나오긴 했으나 조업일수가 적어 이것만으로 (이달 전체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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