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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기름값 좀 내린다 했더니 웬 감산?"...주춤하던 물가 또 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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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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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2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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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원유를 하루 200만배럴씩 감산하기로 합의하면서 잠잠하던 국제유가가 다시 뛰어오르고 있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물가상승률이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유가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가스·전기 등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의 실적을 압박해 공공요금 추가 인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5일(현지시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1.71% 오른 배럴당 93.37달러를 기록했다. WTI(서부텍사스산원유) 11월 인도분 가격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같은 날 전일대비 1.43% 오른 배럴당 87.76달러를 나타냈다. 한국의 주 수입 유종인 두바이유 현물 거래 가격은 같은 날 전일대비 1.33% 오른 배럴당 92.12달러에 장을 마쳤다.

하락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일제히 오른 것은 주요 산유국들이 대규모 감산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다음달부터 하루 200만배럴씩 감산하기로 했다.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에 해당하는 양으로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 초기 하루 970만배럴 감산을 결정한 이후 최대 감산폭이다. 이번 결정으로 다음달부터 OPEC+의 총 산유량은 하루 4200만배럴 아래로 떨어진다.

OPEC+의 대규모 감산으로 오는 4분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OPEC+ 감산 발표 이후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보다 배럴당 10달러 올린 110달러로 제시했다.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글로벌엑스(Global X)의 로한 레디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OPEC+의 이번 결정으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국제유가 반등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대비 5.6% 상승했다. 7월 전년 동기 대비 6.3%까지 뛰었던 물가상승률이 5%대로 낮아진 데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류 가격 오름세 둔화가 큰 역할을 했다. 7월 석유류 가격은 전체 물가를 1.59%포인트 끌어올렸지만 8월과 9월에는 해당 기여도가 각각 0.9%포인트, 0.75%포인트로 낮아졌다.

국제유가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가스와 전기를 생산하는 에너지공기업 실적을 압박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한국전력은 올 상반기에만 14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연간 적자규모는 약 30조원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력판매단가가 연료비단가보다 낮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이달부터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MJ(메가줄) 당 2.7원 올리고, 전기요금은 1㎾h(킬로와트시) 당 7.4원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에너지 가격이 더 올라 이번 요금인상으로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적자가 쌓이면 추가 요금인상으로 이어져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물가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 둔화 때문이었다"며 "OPEC+의 감산 결정이 석유류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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