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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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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환율 때문에…금융위기후 최대폭 떨어진 외환보유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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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그래픽] 외환보유액 추이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천167억7천만달러로, 8월 말(4천364억3천만달러)보다 196억6천만달러나 줄었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서울=연합뉴스) 외환보유액이 최근 한 달 새 200억달러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정부 당국이 지난달 달러화를 시중에 매도한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천167억7천만달러다. 한 달 전인 8월 말 기준 4천364억3천만달러에 비해 196억6천만달러 감소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274억달러)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8월과 9월 두 달 연속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올해 들어선 지난 3월 이후 4개월째 낮아지기도 했다. 외환보유액 감소 양상에 대한 세간의 우려 섞인 시선을 거두기 쉽지 않다. 인플레이션과 달러화 초강세의 흐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은 유효해 보인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현실에 비춰보면 다각도의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강구하는 일이 중요하다.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 감소 양상과 관련해 외환 위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8월 말 기준(4천364억달러)으로 보면 세계 8위 규모다. 금융위기 당시(2008년 3월~11월) 외환보유액은 월평균 70억~80억달러씩 감소했다. 작년 10월 이후 최근 1년간 감소 폭은 월평균 47억7천만달러로 당시보다는 작다. 그렇다고 이같은 비교 수치에 근거해 외환보유 상황이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간주하는 건 다소 안이해 보인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연초와 비교해 약 17%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물론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겠다. 일본 엔화(-20%)와 중국 위안화(-11%) 등 여타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가치도 대폭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대내외적 불안 요소는 산적해 있다.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 기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조짐 등 다양한 악재와 변수에 상시 유념해야 하는 상황임을 간과할 수 없다.

한은은 월별 외환보유액 통계를 발표하면서 통상적으로 별도 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9월 통계치 발표에는 이례적으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외환위기' 가능성에 대한 시중의 불안감을 의식한 듯하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 위기라는 표현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를 묘사하는데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당장 위기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볼 만한 뚜렷한 근거가 없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이는 데 시장에선 한미 통화 스와프 논의가 주목 대상에 올라 있다. 추경호 부총리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컨퍼런스 콜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경우 유동성 공급 장치를 실행하기 위해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 수급 상황과 관련해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대응 방안에 대한 고심은 지속돼야 한다. 원/달러 환율 안정은 시급한 과제다. 환율 급등세에 따른 부정적인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소지는 상존한다고 봐야 한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 개입의 시점과 수위를 최적화할 수 있는 해법이 더욱 절실해진다. 위기의 전례를 한시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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