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기름값 내렸지만 외식 물가 30년 만에 최고치…체감 물가는 계속 오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 두달 연속 둔화 불구

개인서비스 가격 1990년대 이후 최고 수준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전년 대비 14.6% 올라

정부 “10월도 물가 상방 요인 산재” 경고음

경향신문

5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채소.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 유가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9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8월에 이어 두달 연속 꺾였다. 다만 외식 물가를 필두로 개인서비스 가격이 1990년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물가는 오히려 더 높을 수도 있다. 정부는 고환율 여파로 수입 물가가 큰 폭으로 뛰거나 국제 유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어 물가 상승폭이 꾸준히 둔화 양상을 보일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 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6%로 집계됐다. 지난 8월(5.7%)보다 상승률이 둔화 된 것으로 지난 7월(6.3%)이 정점이었다.

정부는 물가상승률이 두달 연속 둔화된 것은 국제 유가 상승률이 주춤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16.6% 올랐는데, 지난 6월(39.6%)과 비교해보면 상승률이 크게 꺾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는 데 가장 중요 영향을 미치는 것이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 둔화”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간 누적되온 물가인상요인들이 개인서비스 가격에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은 물가상승률 둔화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는 오히려 오름세가 커졌다. 일시적 충격에 가격이 크게 변동하는 석유류와 농산물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동월비 4.5% 올라 전월(4.4%)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여기에 식료품과 에너지 관련 품목까지 제외한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같은 기간 4.1% 올라 지난해 11월(1.9%) 이후 상승 이 꾸준히 커지고 있다.

품목별로 볼 때 개인서비스 가격은 1년 동안 6.4% 상승해 지난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외식 가격은 9.0% 오르면서 1992년 7월(9.0%)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데다 주류 출고 가격이 올라 외식비 상승률이 컸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

5일 점심시간 서울의 한 식당가.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전년 동월 대비 14.6% 올랐다. 공과금 가격이 오른 것은 8월까지 한시 시행되던 여름철 전기 요금 누진 구간 확대 조치가 종료된 영향이다.

정부는 “10월도 물가 상방 요인이 산재해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최근 높아진 원달러 환율도 수입 물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다음달에는 전기 및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예고돼 있고, 연말에는 택시 기본요금이 최대 50% 오른다.

유가도 불안하다. 현재와 같은 하락세가 하반기 내내 이어질 지 알 수 없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 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이날(현지시간) 회의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인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을 결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일 서부텍사스유(WTI) 및 브랜트유 가격은 각각 5.2%, 4.4%씩 올랐다.

어 심의관은 “OPEC+가 감산을 결의하면 유가는 오르겠지만 원유 수요가 감소하는 영향도 있어서 감산의 파괴적 효과를 (어느 정도일지) 정리하기 어렵다”며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 둔화의 지속 여부가 10월 물가 상승세를 결정하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 백래시의 소음에서 ‘반 걸음’ 여성들의 이야기 공간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