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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조형래 기자] 프로세스를 주창한지 3시즌 째. 하지만 여전히 결과로 보여주지 못했다. 롯데의 야구는 여전히 방황하고 있고 무색무취다. 성장하고 있는 유망주들을 제대로 조합해서 결실을 보여주는 게 절실하다.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롯데. 그리고 성민규 단장 부임 이후 프로세스 진행 과정에서도 롯데는 별 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성적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2020년 71승72패1무 승률 4할9푼7리를 기록했다. 5할 승률에 1경기 모자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듬해, 현장과 프런트 간의 의견 대립과 방향성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허문회 전 감독이 경질되고 래리 서튼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는 등 부침의 시간을 보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어떻게든 수습하는데는 성공했다. 65승71패8무 승률 .478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시즌이었다. 오롯이 하나의 목표, 같은 방향성을 갖고 나아가는 첫 번째 시즌이었다. 성민규 단장과 서튼 감독의 하모니가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관심사였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또 실패였다. 오히려 기대가 더 컸던 만큼 실망은 컸다. 지난 3일 사직 두산전 3-9로 완패를 당하며 가을야구 진출이 최종 좌절됐다. 아직 시즌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63승75패4무 승률 .457에 머물고 있다. 잔여 2경기를 모두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롯데는 승률은 .464에 머물게 된다. 성민규 단장 부임 이후 가장 낮은 승률과 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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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롯데는 유망주들을 어떻게든 육성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정했다. 1군에서 성적도 외면하지 않되, 유망주들에게 집중적으로 경험치를 쌓아서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선수들을 육성하는 게 목표였다. 점진적인 세대교체의 의미도 담겨 있었다. 3년 째에 접어들자 성과가 나오고 있다. 구단 차원에서 투수진들의 루틴을 비슷하게 만들며 컨디션 관리를 좀 더 용이하게 만들었다. 프로에 갓 입단한 투수들도 똑같은 준비 과정을 한 뒤 경기에 투입될 수 있게끔 차근차근 육성했다. 이들에 대한 확실한 방향성도 제시하는 등 영건 투수진의 상황은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최준용이 핵심 필승조로 활약했고 올해는 마당쇠 역할을 한 나균안과 김도규, 신인 이민석, 그리고 좌완 김유영 등이 모두 두각을 나타냈다. 시즌 내내 꾸준하지 못한, 기복의 문제가 있지만 그럼에도 롯데의 젊은 투수진은 타 구단들의 부러움을 사게 만들었다.
야수진에서도 손아섭(NC)와 FA 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육성 방향에 대한 확고한 결단을 재확인했다. 손아섭의 대안 찾기는 비교적 수월했다. 지난해 가능성을 확인한 추재현, 김재유, 신용수에게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이들 대신 황성빈, 고승민 등 경쟁 대열에서 비교적 후순위에 머물던 선수들이 한정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기회를 잡고 올해 확실한 1군 레귤러 멤버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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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육성의 방향성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롯데 구단 차원에서는 고무적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선수들을 조합해서 활용하는 능력에 대한 의문 부호를 시즌 내내 지우지 못했다. 서튼 감독의 지도력,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표현하고 싶은 색깔이 어떤 것인지가 의아했다. “현재 서튼 감독이 어떤 야구를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라는 한 해설위원의 말이 무색무취한 야구를 설명하고 있다.
빠른 야구, 세밀한 야구를 표방하겠다고 했다. 황성빈, 장두성, 박승욱, 이학주 등 기동력 있는 자원들이 없지도 않았다. 하지만 선수들의 경험 부족과 벤치의 판단 미스들이 총체적으로 결합돼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재료는 있지만 음식을 제대로 완성하지 못한 요리사의 모습. 현장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풀이해야 한다. 59개의 도루와 60.2%의 도루 성공률은 모두 최하위다. 주루사 역시 54개로 최다 2위.
투수진 운영에서도 잡음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 서튼 감독과 리키 마인홀드 코치는 찰리 반즈의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전반기 내내 유지했다. 반즈의 체력은 떨어졌고 4월의 압도적인 피칭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선발과 불펜을 마구잡이로 오갔던 나균안의 보직 역시 임경완 코치가 부임한 뒤 선발로 제대로 자리가 잡혔다. 그 외에도 시즌 초반 필승조들의 남용으로 과부하 조짐이 일찌감치 보였다. 또한 지난해 20홀드를 거두고 강력한 패스트볼로 리그 최강 필승조로 거듭난 최준용이 선발 준비로 체력을 허비하면서 갈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상황과 마주했다. 투수진의 재정비가 뒤늦게 이뤄졌지만 이미 장기레이스를 버틸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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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유격수 보강을 위해 이학주를 트레이드로 데려오고서도 확실한 주전이 안 된 점, 센터라인의 수비와 전반적인 인플레이 타구 처리에 대한 부족한 역량 등 세밀한 야구의 밑바탕이 되어야 했던 모습들이 나오지 않았다.
세밀하지 않았고 과감하지 못했다. 그 어떤 색으로도 롯데의 올해 야구, 서튼의 야구를 표현하기 힘들었다. 무색무취의 야구로는 프로세스의 결실을 제대로 맺을 수 없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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