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에 알칸트·로랑 프레데릭 볼레 인터뷰…2022 부천만화대상 해외만화상 수상작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원자폭탄'의 저자 디디에 알칸트 |
(부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이 작품에서는 원자폭탄이 터지면서 인류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는 것, 그 선택의 순간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원자폭탄 투하에 대한 의견은 제각기 다르지만, 그때의 팩트만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그래픽노블 '원자폭탄'(LA BOMBE)으로 2022 부천만화대상에서 해외만화상을 수상한 작가 디디에 알칸트와 로랑 프레데릭 볼레는 지난달 30일 경기 부천 만화비즈니스센터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원자폭탄'은 제2차 세계대전 말미 지성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우라늄을 이용한 파괴력 있는 무기를 탄생시키고, 그 무기로 인해 7만명의 일본 히로시마 시민들이 목숨을 잃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인 그래픽노블을 택해 수많은 사람이 당시 원자폭탄 개발에 어떻게 관여했고, 어떤 고민을 했으며,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를 흑백의 건조한 필치로 담았다.
볼레는 "이 책은 일종의 역사책"이라면서 "어떻게 그렇게 똑똑한 과학자들이 이 같은 살상 무기를 제작했을까. 전쟁이라는 상황, 군비경쟁의 상황에 휩쓸렸기에 핵폭탄을 제작했을 것이고, 그래서 원자폭탄을 개발한 과학자들이 마지막까지 망설이고, 의문을 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원자폭탄'의 저자 로랑 프레데릭 볼레 |
이 때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이며, 꼼꼼한 조사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시나리오를 맡은 벨기에인 알칸트와 프랑스인 볼레, 캐나다에 거주하는 그림작가 드니 로디에 등 3명의 작가는 총 5년에 걸쳐 이 작품을 완성했다.
볼레는 "가장 어려웠던 점은 역사적인 사실을 체크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었다"며 "정말 5년을 통째로 다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주요 등장인물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일본인인 '나오키 모모토'만 작가가 상상으로 빚어낸 인물이다.
알칸트는 "11살일 때 히로시마 박물관에 방문했는데 계단 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람과 남겨진 검은 흔적을 봤다"며 "'그 사람은 누구였을까'라는 의문이 남아 있었고, 이번 작품에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원자폭탄을 주제로 가해자와 피해자로 양분하기보다는 시대와 전쟁이라는 거대한 개념 속에서 희생당하기도 하고, 고통받는 개인들의 모습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알칸트는 "원자폭탄을 만든 것은 과학자와 군인, 정치인 3개 그룹"이라며 "이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고, 아직도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가 예민한 주제라는 점도 모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 부천만화대상의 수상작으로 선정된 데에는 "작품을 쓸 때까지만 하더라도 해외 독자가 읽을 것이고 또 한국어로 번역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큰 영광이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 작품은 브뤼셀 국제만화 축제에서도 역사만화상을, 프랑스 만화비평가협회에서 퀘벡 만화 평론가상을 받은 바 있다.
그래픽노블 '원자폭탄' |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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