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부천만화축제서 천연기념물 지정 과정 다룬 웹툰·사진 선보여
마을서 '고래 벽화' 윤소정 작가 사인회…'머털도사' 이두호 화백도 방문
부천만화축제에서 선보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웹툰 |
(부천=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 "우영우 변호사,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밥이 나와요? 돈이 나와요?"
30일 오후 경기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지하 1층의 한 홍보·전시 부스.
국내 최대 만화 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가 열리는 이곳에서는 만화가 아니라 드라마 이야기가 끊임없이 들렸다.
관람객들은 벽에 걸린 웹툰을 보면서 '정말 천연기념물이 됐네', '드라마 때문에 왠지 친숙한 느낌'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주인공들의 대사를 꼼꼼히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곳은 문화재청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제작사인 에이스토리와 함께 '우영우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기념해 연 홍보·전시관이다.
드라마에서 '소덕동 팽나무'로 알려진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전날 열린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회에서 최종 심의를 거쳐 천연기념물에 오르게 됐다. 공식 지정은 10월 7일부터다.
팽나무, 천연기념물 되다 |
현재 네이버웹툰에서 연재 중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작품 그림을 활용하면서 문화재청과 에이스토리 웹툰 작가가 서로 협의해 내용을 새롭게 구성했다.
내용 중에는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둘러싼 오해를 설명한 부분도 나온다.
친구 '동그라미'가 "네 덕분에 천연기념물이 됐다며?"라고 묻자 '우영우'는 "팽나무는 오랜 세월 주민과 함께해 온 당산나무로 정신적 가치와 아름다운 모습이 하나 돼 지정된 것"이라고 반박한다.
벽면 한쪽에는 팽나무와 함께해 온 마을 주민들의 모습도 사진으로 걸렸다.
지난 8월 천연기념물 지정예고 뒤 사진을 찍은 전다슬 국립문화재연구원 명승·전통조경 담당 연구원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천연기념물 지정은 어려웠을 것"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창원 북부리 마을에 '고래 벽화'를 그린 윤소정 작가 |
윤 작가는 웹툰 장면을 인쇄한 종이 뒤에 작은 고래를 그려 관람객에게 선물했다. 사인용으로 준비한 종이는 2천 장. 공식 개막식이 열린 오후 3시 전에 500장이 나갔다고 한다.
북부리 주민이기도 한 윤 작가는 "팽나무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텅 빈 골목을 보여줄 수 없어 고래를 그리기 시작했는데 많은 분이 '인증샷'을 남기고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윤 작가에게 사인을 받은 뒤 한참을 들여다보던 이경자 씨는 "팽나무가 실제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들어서 다시금 보고 싶었다. 직접 가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부스에는 만화계 주요 인사들도 찾아 팽나무를 응원했다.
'우영우 팽나무' 웹툰 부스를 찾은 이두호 화백 |
만화 '머털도사'를 그린 이두호 화백은 어린 시절 보고 자란 팽나무를 떠올리며 '자연유산 화이팅'이라는 글을 남겼고,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을 지낸 이혜경 작가도 곳곳을 둘러봤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팽나무를 계기로 문화유산 특히 자연유산에서 '선한 영향력'이 이어지길 바라는 의견도 나온다.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인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은 "드라마처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까지의 과정도 드라마틱하다"며 "'우영우'의 선한 영향력으로 노거수에 대한 관심이 커져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 소장은 "드라마는 끝났지만, 천연기념물이 지정된 이후가 더 중요할 것"이라며 "자연유산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 지역의 귀한 자산이 되었다는 점에서 향후 나비 효과도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홍보·전시관은 만화 축제가 열리는 10월 3일까지 열린다.
홍동기 문화재청 주무관은 "천연기념물 지정조사 단계부터 지자체, 지역 주민과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예상되는 문제를 찾고 하나씩 해결해왔다. 모두 함께 만들어간 결과"라며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우영우 팽나무' 웹툰 부스 현장 관계자들 |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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