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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與 “이성상실 폭거” 野 “욕설참사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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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을 선언하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이성상실 폭거”라고 했고,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욕설참사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맞섰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6시 속개된 국회 본회의에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상정했다. 표결 결과 투표수는 170표, 찬성 168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나타났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장관의 해임 건의안이 상정되자 일제히 퇴장했고 이후 무기명 투표가 시작됐다. 정의당도 이날 당 차원에서 ‘박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 불참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을 반드시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외교부가 23억원 넘는 세금을 들여 미국 로비업체를 고용해놓고, 정작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미 의회의 동향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외교부의 무능으로 국민 혈세는 공중에 날려버렸고, 연간 10만대에 이르는 전기차 수출길이 막힐 위기에 직면했다. 박진 장관은 그동안 무엇을 했나? 빈손 순방을 만든 것도, 거짓 성과 홍보로 책임을 면피하는 것도, 국민 피해를 막기 위한 BBB법안(더 나은 재건법안)을 보고 받고도 뭉갠 것도 모두 박진 장관”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오늘 윤 대통령은 박진 장관에 대해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고,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순방을 외교 참사와 빈손순방으로 이끈 박진 장관이 탁월하다는 대통령의 말씀은 국민의 평가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며 “대통령의 욕설만 남은 외교참사를 막지 못한 것도, 대통령이 빈손으로 돌아오도록 한 무능도 모두 박진 장관과 외교라인의 책임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에 이른 무능한 외교를 앞으로도 고수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을 수용하고 대통령실 외교라인 역시 즉각 쇄신하기 바란다”고 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성을 상실한 민주당의 오늘 의회 폭거는 헌정사에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양금희 대변인은 “토론과 협의를 통해 운영돼야 하는 국회가 ‘정부 발목꺾기’에만 집착하는 민주당의 폭거로 또다시 무너졌다”며 “교섭 단체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거대 야당에 의해 단독 상정, 통과된 장관 해임건의안은 국회 스스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부정한 것”이라고 했다.

양금희 대변인은 “의회민주주의를 힘으로 무너뜨린 민주당과 자신의 본분을 잊고 거대 야당의 폭주에 동조한 국회의장은 헌정사에 영원히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주장하는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 사유는 그 어디에도 합당한 이유라곤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을 상대로 한 야당의 첫 해임건의안이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헌법 제63조에 명시된 국회 권한으로, 재적 의원 3분의 1(100명) 이상 발의와 과반(150명) 찬성으로 의결된다. 민주당은 현재 169석을 차지하고 있어 단독 의결이 가능하다.

이전까지 국회에서 통과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총 6건이다.

이 중 5명은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2016년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경우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자리를 지켰다.

윤 대통령은 박 장관에 대한 국회의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 장관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엄중한 국제정세의 현실 속에서 지금 우리 외교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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