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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프레지던츠컵 이글 2개로 2승… 세계팀 7-11로 미국팀 추격

조선일보

김주형(20)이 2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에서 열린 세계연합 팀과 미국 팀의 남자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사흘째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김주형이 오후 포볼 경기에서 18번홀 퍼팅에 성공한 뒤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환호하는 장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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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8번 홀(파4). 홀까지 239야드를 남기고 김주형(20)이 2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멋진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더니 홀 3m 옆에 멈췄다. 그리고 김주형은 쉽지 않은 내리막 슬라이스 라인의 버디 퍼팅에 성공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마치 타이거 우즈처럼 포효했다. 모자를 내던지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는 김주형을 향해 함께 승리를 합작한 김시우를 비롯해 세계연합 팀 동료들이 다가와 뜨겁게 포옹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셜 미디어는 이런 김주형의 영상에 “스타 탄생”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2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에서 열린 세계연합 팀과 미국 팀의 남자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사흘째 경기에서 이 대회 최연소 선수로 참가한 김주형(20)이 오전 포섬(2인 1조로 팀을 이뤄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과 오후 포볼(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그 홀의 점수로 삼는 방식) 경기에서 모두 이기며 2승을 따내 패색이 짙던 세계연합 팀에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세계연합 팀은 이날 포섬 경기 2승 2패, 포볼 경기 3승 1패로 승점 5를 추가해 7-11로 추격했다. 세계연합팀은 첫날 포섬 5경기와 이틀째 포볼 5경기에서 세계 랭킹에서 크게 잎서는 미국 팀에 2-8로 일방적으로 밀렸었다. 세계연합 팀은 여전히 불리한 상황이지만 마지막 날 양 팀 12명씩 겨루는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세계연합 팀이 역전하기 위해선 8.5점 이상 따내야 한다. 이번 대회는 매치마다 이기면 1점, 비기면 0.5점이다.

PGA투어는 대회를 앞두고 김주형이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며 ‘세계연합 팀의 CEO(Chief Energy Officer·활력 책임자)’란 별명을 붙였다. 앞서 이틀간 승점을 따내지 못했던 김주형은 이날 포섬 경기에서 이경훈과 호흡을 맞춰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와 샘 번스 조에 2&1(1홀 남기고 2홀 차) 승리를 거뒀고, 오후 포볼 경기에서는 김시우와 함께 패트랙 캔틀레이-잰더 쇼플리 조를 1홀 차로 이겼다.

김주형은 오전 포섬 경기 11번 홀(파4)에서 11m 이글 퍼트, 오후 포볼 경기에서는 11번 홀에서 16m 이글 퍼트에 성공했다. 11번 홀은 드라이브샷으로 한 번에 공을 그린에 올릴 수 있도록 한 짧은 파4홀이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코리안 브러더스’ 김주형과 김시우가 나선 오후 포볼 경기였다. 상대는 지난 시즌 페덱스컵 우승자인 캔틀레이와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쇼플리.

캔틀레이-쇼플리 조에 2홀 차로 끌려가던 김주형과 김시우는 11번 홀(파4)에서 김주형이 이글을 잡아내며 흐름을 바꾸었다. 이어 김시우가 13번과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고, 김주형이 마지막 18번 홀에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버디를 터뜨렸다. 18번 홀에서 김주형보다 티샷을 60야드가량 더 보내고도 버디를 잡지 못한 캔틀레이는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경훈(31). 김시우(27), 임성재(24), 김주형 등 역대 가장 많은 4명이 참가한 한국 선수들은 이날 모두 1승 이상 올리며 세계 랭킹에서 미국 팀에 크게 밀리는 세계연합 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임성재는 포볼 경기에서 세바스티안 뮤노스(콜롬비아)와 호흡을 맞춰 토니 피나우-케빈 키스너 조를 3홀 차로 눌렀다.

김주형은 “팀에 에너지를 불어 넣고 미국 갤러리가 우리를 응원하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세리머니도 크게 했는데 정말 색다르고 즐거운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맏형’ 이경훈은 “김주형은 마치 광고에 나오는 에너자이저 토끼 같다. 지치지 않고 앞으로만 나간다. 이번 대회 최고 스타다. 곧 PGA 투어의 수퍼스타가 될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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