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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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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유럽통화 진정될까…`파월의 입` 주목 [이정훈의 美증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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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만에 최고치 찍은 美금리에 주식값도 동반 추락

유로·파운드 등 유럽통화 가치 급락도 시장 불안 키워

파월 연준 의장, 이번주에만 27·28일 두 차례 연설 나서

연준 고위인사들 잇단 연설…시장 불안 고려할지 주목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의 경제 침체까지도 감내하겠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경고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럽 주요 통화 가치까지 추락하며 불안을 더 고조시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장중 한때 지난 6월 종가 기준 연중 최저인 3666선을 깨고 내려가는 등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하락세가 사흘 연속으로 이어졌다. 주간으로도 S&P500지수는 4.6%나 하락했고, 9월 들어 지금까지 6.6%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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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금리가 4.266%까지 상승하면서 15년 만에 최고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 역시 3.829%까지 뛰며 11년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런 불안의 충격파는 멀리 대서양 넘어 유럽까지 번지고 있다. 같은 날 파운드·달러 환율은 하루 새 4% 가까이 폭락하며 장중 1파운드당 1.0840달러까지 내려갔다. 과거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시절인 1985년 이후 3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파운드화 대폭락은 영국 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 직후 나왔다. 영국 정부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45%에서 40%로 내리고 법인세를 19%에서 25%로 올리려던 계획을 철회하는 내용 등을 포함한 감세 정책을 발표했다. 이제 시장에서는 유로화에 이어 파운드도 달러대비 패리티(parity·1대1 교환)까지 갈 수 있단 우려를 보인다. 역대 최저 환율(1파운드당 1.052달러)을 밑돌 수 있다는 뜻이다.

유로화 역시 폭락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1유로당 0.9690달러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7월 중순께 1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8월 중순 이후부터는 줄곧 1달러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유로화를 공식적으로 사용한 첫 해인 2002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런 극도의 혼란 상황에서 맞은 이번주는 말 그대로 ‘연준의 시간’이다. FOMC 회의로 인해 외부로 메시지를 내지 못했던 연준 인사들이 이번주 앞다퉈 대외적인 목소리를 내놓는 만큼, 이에 따라 시장은 추가적인 혼란이냐, 진정이냐를 택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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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례적으로 주중 두 차례 연속으로 대외 강연에 나선다. 27일에 프랑스 중앙은행이 주최하는 통화정책 컨퍼런스에 연사로 나서고, 28일에는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당장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의 톤이 낮춰지진 않겠지만, 시장 불안을 감안해 추가적인 강경 발언은 없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나온다.

지난주 FOMC 회의에서 세 차례 연속으로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던 연준이 내년 초까지 정책금리를 현행 3.00~3.25%에서 4.6%까지 높일 수 있다고 예고한 데다 이 과정에서 내년 실업률은 지금보다 0.7%포인트나 더 뛸 수 있다고 전망하자, 시장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경기 침체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주엔 파월 외에도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과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물론이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매리 데일리 샌프란스시코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등이 줄줄이 연설에 나선다.

또한 이번주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들이 관건인데, 특히 금요일에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지표가 가장 중요하다. 여기서 나오는 근원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펴면서 기준으로 삼는 물가지표다.

마이클 에어론 스테이트스트릿 글로벌 어드바이저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번주에 나오는 PEC 물가지표와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에서 공개되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파르게 뛰고 있는 시장금리가 위험자산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단 2년과 10년물 금리가 안정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줄리안 이매뉴얼 에버코어ISI 미국 주식리서치부문 대표는 “일단 먼저 확인해야 할 건 미 국채금리가 안정되는 것”이라며 “파월 의장이 말한 경기 침체를 주가에 할인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조금만 더 하락하며 주식시장에도 저가 매수 기회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단 S&P500지수는 다음주 초 3636선인 6월 장중 연저점을 다시 테스트하는 과정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반등 이전에 6월 저점을 다시 한 번 깨고 내려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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