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한 번쯤은, 아트로드·하루 한점 아트 테라피·건축생산역사·반려견 풍속화첩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 살다 사라지다 = 임희숙 지음.
조선 시대 왕손의 태반을 묻던 태실, 신라 경덕왕이 아버지의 죽음을 애도하고자 제작한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 고구려 고분벽화 등 선조들이 남긴 문화재를 통해 삶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해골이나 상한 음식, 시든 꽃 등을 배치해 죽음의 상징을 그려 넣었던 서양미술과는 달리, 우리 전통미술에서는 생과 사가 적극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다.
이는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 현실과 꿈이 모두 연결돼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미술사 연구자인 저자는 회화부터 도자기, 범종, 불상까지 다양한 미술 작품을 오가며 삶과 죽음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고 보는 동양적 생사관이 어떻게 표현됐는지 보여준다.
아트북스. 312쪽. 1만8천원.
▲ 화가들의 인생 그림 = 강필 지음.
얀 반 에이크, 뒤러,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아르테미시아 젠킬레스키,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고야, 반 고흐, 뭉크, 케테 콜비츠, 프리다 칼로, 프랜시스 베이컨, 앤디 워홀 등 14명의 화가는 다른 시대, 다른 국가에서 활동했지만 모두 그림 속에 자신을 새겨넣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책은 화가들의 자화상을 통해 이들이 입은 상처와 고통, 그리고 치유의 순간을 엿본다.
미켈란젤로는 벽화를 주문한 교황의 갑질, 뭉크는 여성에 대한 혐오와 정신질환, 프리다 칼로는 소아마비·교통사고와 같은 고통을 겪었지만 그림을 통해 위안을 찾았다.
책은 작품 속에 슬쩍 그려둔 화가 자신의 얼굴에도 주목한다.
성폭력 피해자이면서도 고문에 시달렸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적장의 목을 자르는 과부 유디트에,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 다니던 카라바조는 다윗에게 목이 잘린 골리앗에 자신과 닮은 얼굴을 덧씌웠다는 점이 흥미롭다.
지식서재. 368쪽. 1만9천800원.
▲ 생애 한 번쯤은, 아트로드 = 김영주 지음.
여행과 미술이라는 매력적인 두 요소를 섞은 책이다.
저자는 피카소, 마티스, 반 고흐, 샤갈, 세잔, 고야, 엘 그레코, 달리, 페르메이르, 루벤스, 얀 반 에이크, 마그리트, 들라크루아, 밀레 등 서양미술사 14명의 거장의 흔적을 따라가며 여행한다.
직접 스페인과 프랑스, 네덜란드, 벨기에를 돌면서 마티스가 바라보았을 호텔 창문 너머의 바다, 세잔이 걷던 길, 예술가들이 모이던 파리의 식당 등 거장들의 발자취를 좇았다.
이 여정을 함께 따라가면서 독자들도 작품 속 '그 장소'와 화가들에게 영감을 줬던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더쿱디스트리뷰션. 428쪽. 2만3천원.
▲ 하루 한 점 아트 테라피 = 수지 호지 지음. 김세진 옮김.
우리는 그림을 왜 감상할까. 아름다운 그림은 시공간을 건너 우리의 마음을 두드리며, 망가진 신념을 회복하거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을 가졌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 책은 독자의 마음을 고양할 그림 70여 점을 선정해 '아트 테라피'를 선사한다.
분노를 다스리는 그림, 두려움을 극복하는 그림, 불안을 잠재우는 그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그림 등 12가지 주제에 따라 그림을 6점씩 소개하고, 작품이 건네는 메시지를 해설했다.
미술문화. 192쪽. 2만2천원.
▲ 건축생산역사 1·2·3 = 박인석 지음.
이탈리아 로마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판테온에 들어서면 거대한 돔과 그 꼭대기에 뚫린 구멍에서 쏟아지는 빛을 보며 감동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은 판테온의 아름다움보다는 43.2m의 원형 내부 공간을 만들어낸 건축 기법과 이 하중을 떠받치기 위해 두께 6m의 벽에 무엇을 넣었는지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흔히 예술의 한 갈래로 생각하는 건축을 생산과 기술이라는 색다른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다.
저자는 명지대에서 오랜 시간 '건축생산 기술사'를 가르쳐 온 관록을 바탕으로 서양 건축물이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규범에 따라 변화해왔는지에 주목한다.
1권에서는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에서부터 13세기 고딕 건축물까지 담았고, 2권은 르네상스와 고전주의, 신고전주의 그리고 산업혁명에 따른 도시계획을 다뤘다. 3권에서는 철근 콘크리트의 등장으로 우리가 아는 근대 건축이 어떻게 발달하고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설명한다.
마티. 1천160쪽. 7만8천원.
▲ 반려견 풍속화첩 = 곽수연 지음.
귀여운 비글과 슈나우저, 불독이 동양 풍속화에 들어갔다.
한국화 작가 곽수연은 기암괴석과 서책 사이에서 차를 우리거나 곰방대를 문 강아지들의 모습 34점을 담은 컬러링북을 내놨다.
한국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일부러 노르스름한 종이에 먹선으로 그린 본을 올린 것이 특징이다.
클. 112쪽. 2만원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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