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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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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이상 외환거래’ 규모 10조원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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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금융감독원 전경./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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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이상 외환송금 거래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의 지난 8월 중간 보고 당시보다 2조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금감원은 12개 은행을 대상으로 한 비정상적인 외환송금 거래 관련 검사에서 확인된 거래 규모가 총 72억2000만달러(약 10조1730억원)로 집게됐다고 22일 밝혔다. 이상 외화송금 혐의 업체는 중복 제외 82개사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이상 외환거래 규모와 혐의 업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지난 8월 14일 금감원이 중간 발표한 거래 규모(65개사, 65억4000만 달러)보다 업체 수는 17개사, 송금 규모는 6억8000만달러 증가한 수치다.

이번 검사 결과 송금 규모는 신한은행이 23억60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우리은행(16억2000만달러), 하나은행(10억8000만달러), 국민은행(7억5000만달러) 등 순이었다.

송금업체 수는신한은행(29개), 우리은행(26개), 국민은행(24개), 하나은행(19개) 순으로 많았다.

이상 외화송금 혐의를 받는 82개사 중 3억달러 이상 송금한 업체는 5개사(6.1%)이며, 1~3억달러는 11개사(13.4%), 0.5~1억달러는 21개사(25.6%), 0.5억달러 이하는 45개사(54.9%)였다.

송금 업체의 업종은 상품종합 중개‧도매업 18개(22.0%), 여행사업 등 여행 관련업 16개(19.5%), 화장품‧화장용품 도매업 10개(12.2%) 등이었다.

3~4개 은행을 통해 송금한 업체는 12개(14.6%), 2개 은행을 통해 송금한 업체는 30개(36.6%), 1개 은행을 통해 송금한 업체는 40개(48.8%)로 집계됐다.

송금된 자금의 수취 지역은 홍콩이 71.8%(51억8000만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 15.3%(11억달러), 중국 5.0%(3억6000만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송금 통화는 미국 달러화(USD)가 81.8%(59억달러)를 차지했다. 이어 일본 엔화(JPY)가 15.1%(10억9000만달러), 홍콩 달러화(HKD)가 3.1%(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상 외환송금 거래 구조는 우리·신한은행 사례와 유사하게 대부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로부터 이체된 자금이 국내 법인 계좌로 집금돼 해외로 송금되는 구조로 확인됐다. 해외 지급결제업체가 국내에서 송금된 외화자금을 수취해 정상적인 수출입거래로 보기 어려운 사례도 일부 발견됐다.

금감원은 12개 은행에 대한 검사를 10월까지 마무리 할 예정이다. 검사 결과 외국환업무 취급 등 관련 준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은행에 대해서는 법률검토 등을 거쳐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또, 금감원은 검사를 통해 이상 외화송금 혐의거래 등이 추가로 확인되는 경우 유관기관과 신속히 정보 공유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이상 외화송금거래를 보다 실효성 있게 모니터링하고 억제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6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으로부터 거액의 이상 외화송금 의심거래 사실을 보고받고 즉시 현장검사 착수했다. 이후 모든 은행으로 유사한 거래가 있었는지 자체점검을 실시토록 하고 의심사례가 파악된 추가 10개 은행에 대해 8월 22일 일제히 검사에 돌입했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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