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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물 정보 갑질’ 네이버, 검찰이 직원 기소 안 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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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25시] 檢, 네이버 법인만 기소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 남용’ 법령 적용 때문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지난 8일 공정거래법상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회사(법인)만 기소하고 책임자(직원)는 한 명도 기소하지 않았다. 이들 두고 법조계에서는 “공정거래법에 회사와 직원을 모두 처벌하는 양벌(兩罰) 규정이 있는데 회사만 기소한 배경이 궁금하다”는 말이 나왔다.

조선일보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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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은 독과점 기업이 부당하게 가격을 높이거나 물량을 제한하는 행위를 뜻한다. 유죄가 인정되면 회사는 2억원 이하 벌금, 직원은 3년 이하 징역으로 각각 처벌받게 돼 있다. 독과점 기업이 경쟁 업체의 사업 활동을 방해하거나 시장 진입 자체를 가로막는 행위에 대해서도 같은 처벌을 하게 된다. 1개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 합계가 75% 이상이면 ‘독과점 기업’에 해당하는데, 네이버는 전자라고 한다.

◇사상 최초 ‘경쟁 사업자 배제 목적 시장 지배자 지위 남용’ 혐의 적용

네이버의 혐의는 2015년 5월~2017년 9월 부동산 정보 업체 여러 곳과 계약을 맺으면서, 자기에게 준 매물 정보를 카카오 등 경쟁 사업자에게 주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경쟁 사업자 배제 목적’이 있다고 판단해 네이버를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국내에서 독과점 업체가 경쟁 사업자 배제를 목적으로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네이버의 혐의에 관여한 직원을 모두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네이버 직원을 한 명도 기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네이버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가진 기업이란 점 때문에 범죄 행위가 성립하는 것”이라면서 “회사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라고 해서 직원까지 그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공정위 파견 경험이 있는 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이 되려면 여러 요건을 갖춰야 하고 행위자가 이를 모두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검찰이 네이버 직원들을 기소하려면 범죄 요건을 모두 입증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해외에서도 회사 직원을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처벌하는 사례가 흔치 않다고 한다.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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