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말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한 40세 여성이 비밀 학교를 나서고 있다. 탈레반 정부는 지난해 8월 카불 함락 이후 아프간 전역에서 여성들의 교육을 일절 금지한 상황이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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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정권 장악 후 교류를 중단한 국제사회를 향해 지원을 재개해달라고 호소하는 탈레반이 정작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엔 소속 여성 직원 3명을 감금해 논란이 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아프간 대표부는 아프간인 여성 직원 3명이 탈레반 보안 요원에 의해 일시 구금된 상태라고 12일(현지 시각) 밝혔다. 구금 이유는 임시 심문을 위해서라고 한다. 대표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프간인 여성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위협과 괴롭힘을 즉시 중단하라”면서 “당국(탈레반)은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유엔 요원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부는 또한 탈레반 요원이 아프간인 유엔 여성 직원들을 괴롭히는 패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 측은 남부 칸다하르 지방에서 ‘미덕의 전파와 악인으로부터의 예방’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유엔 직원 감금 의혹을 부인했다. 비랄 카리미 탈레반 부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탈레반 대원)은 여성들이 모여있어 무슨 일인지 알고 싶어했지만, 유엔 여성 직원들과 관련된 일이라고 해서 그냥 철수했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카불을 점령한 뒤 아프간 전역에 대한 통치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탈레반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는 외국 정부는 거의 없다.
탈레반의 여성 인권 침해는 그동안 수도 없이 지적됐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여성은 남성 가족 보호자 없이는 장거리 여행이 불가능하며,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학교가 폐쇄됐다. 누룰라 무니르 탈레반 정부 교육부 장관 대행은 11일(현지시간) 여자 중ㆍ고교 폐쇄에 대해 “특히 외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10대 여자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한바 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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