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0일까지 무역수지
24억4300만달러 적자
올해 누적 276억 달러
원유·가스 에너지값 폭등
고환율 무역수지 악영향
하반기 적자 지속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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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무역수지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6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갈 위기에 처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275억달러로 연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에너지 공급 불안감이 증대하면서 한국의 가스 수입이 크게 늘어서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에 육박하면서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13일 관세청이 발표한 이달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무역수지는 24억43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적자를 경신한 8월(94억7000만달러)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4월부터 이달 말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6개월 연속 이어지는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1995년1월~1997년 5월) 25년 만이다. 올해 월간 기준 무역수지는 4월(-24억7600만달러), 5월(-16억달러), 6월(-24억8700만달러), 7월(-48억500만달러), 8월(-94억7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14년 만에 처음으로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달 10일 기준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275억5000만달러로 올해 누적 300억달러 적자 돌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 최대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직전인 1996년 206억달러였다.
무역수지 적자가 6개월 연속 지속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對)러 제재 본격화로 원유·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치솟아서다.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영향으로 이달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62억4600만달러, 수입액은 186억8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6%, 10.9% 감소했지만, 원유(15.7%), 가스(92.3%) 등 에너지 수입액은 여전히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이 기간 3대 에너지원인 원유(32억8600만달러), 가스(21억5500만달러), 석탄(6억6800만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61억900만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6억3800만달러)보다 31.7% 증가한 수치다.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동북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선물 가격은 지난달 말 100만BTU(열량단위)당 53.950달러로 1년 전(18.220달러)보다 196.1% 상승했다.
지난 5월부터 지속된 월간 대중 무역수지 적자도 우리나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달 10일까지 대중 무역수지는 8억9000만달러 흑자 전환했지만, 수출(-20.9%)과 수입(-24.2%)액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대중 무역적자는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2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떨어진 탓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1992년 8월 한중 수교 이후 30년 만에 4개월 연속(5~8월) 적자를 기록했다. 고환율도 무역수지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통상 원화 약세는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려 수입품은 물론 원자재 수입액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무역적자 장기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수출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하고,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지원에 나섰다. 우선 무역보험 지원 한도를 현행 230조원에서 260조원으로 확대하고, 수출 초보 기업을 위한 수출성장금융을 연말까지 500억원 공급할 방침이다. 다만 문제는 올 하반기 근본적인 무역수지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현재 무역수지 적자의 주요인인 에너지 값 급등 문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해소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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