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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러 유가 상한제' 갈등 심화 국내 영향은…고유가 상황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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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부 "한국 동참시 韓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 초래" 주장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비중 작년 기준 5∼6%…올해 5월 이후엔 1% 안팎

비중 미미해 직접 타격은 약해…글로벌 수급난 심화로 가격상승 불가피

연합뉴스

동방경제포럼 본회의서 연설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보스토크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본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2.09.07 ddy04002@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김기훈 김다혜 기자 = 러시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자국산 원유 가격상한제 도입에 동참하는 국가에는 에너지를 일절 수출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안 그래도 심각한 지금의 고유가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러시아 외무부가 한국이 동참할 경우 '한국 경제에 대한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성 주장까지 하고 나서면서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산업계에서는 우리나라의 동참 방침이 확정되더라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비중이 미미해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외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자국산 원유 가격상한제 도입에 동참하는 국가에는 원유, 가스 등을 수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남·북한과 중국, 몽골 등을 담당하는 러시아 외무부 제1아주국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국장은 이날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워싱턴이 러시아 원유에 대한 '구매자 카르텔'에 서울을 끌어들이려는 시도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런 계획에 동참한다면 한국 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유 가격 상한제는 주요 원유 구매국들이 합동으로 러시아산 석유 가격을 통제해 러시아의 수익을 제한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앞서 지난 2일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한국도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지난 7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방한 당시 원유 가격상한제에 동참하겠다고 대외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정부는 G7이 오는 12월부터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시행하면 같은 시기부터 동참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U, 러시아 원유에 칼 꺼내들까…독일에 달려(CG)
[연합뉴스TV 제공]



한국이 유가 상한제 도입에 동참하고,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될 경우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공급은 끊길 수밖에 없다.

다만 국내에 도입되는 러시아산 에너지 비중은 작아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다는 게 정부와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봤을 때 전체 가스 도입물량 중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것은 5~6% 수준"이라며 "러시아의 대응 조처가 일단은 유럽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국에 미칠 영향은 없을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원유와 관련해선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석유는 계속 비중이 줄고 있고 양이 많지 않아 수급에 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국내 정유업체들의 원유 도입 물량 가운데 중동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72.7%로 가장 높았다.

러시아산 원유 비중은 1.04%에 그쳤다. 1월 5.5%에 달했던 러시아산 비중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5월 이후에는 1.0% 안팎으로 줄어든 상태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끊겨도 당장 국내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물론 러시아가 실제로 자국산 원유 가격상한제 동참 국가들에 대한 에너지 수출을 전면 금지할 경우 원유와 가스 등 전체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을 부채질할 우려가 크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보복 조치가 국내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러시아가 수출을 제한하면 글로벌 에너지 수급 상황이 더 빠듯해지면서 에너지 가격이 다시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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