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은 토스플레이스 대표의 ‘비전’
결제 넘어 성공을 ‘긁는’ 단말기 개발
소상공인에 컨설팅·금융상품 등 연결
배달·SNS마케팅 대응 솔루션도 제공
연말까지 안정성에 중점 두고 테스트
VAN·카드사 부가가치 창출에도 도움
최지은 토스플레이스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토스플레이스 본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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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에서 결제를 할 때 우리는 항상 비슷한 결제 단말기만을 목격해왔다. 카드를 내밀면 금액이 단말기에 뜨고 확인 후 서명, 이어 승인이 완료되는 바로 ‘그’ 단말기다. 금융업계 혁신을 이어가고 있는 토스가 단말기 제조업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영업자들과 하루 종일 붙어 있는 이 기기를 아무도 바꾸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스가 만든 결제 단말기는 카드 뿐만 아니라 이제 사장님의 성공을 ‘긁는’ 역할까지 담당하려 한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최지은 토스플레이스 대표는 “토스플레이스의 비전이자 모토는 ‘내 매장의 성공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든 단말기와 서비스가 자영업자들에게 엄청나게 거창한 성공을 주긴 어렵겠지만 실패를 줄이는 방향은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직접 부딪히고 여러번의 실패를 겪은 후에나 얻을 수 있는 ‘장사의 감’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토스에서 제조업을 하는 회사는 토스플레이스가 처음이라 생소하다. 소개를 해주신다면.
▶토스플레이스는 B2B(기업 간) 서비스를 하는 회사다. 제조사로 돼있기는 한데 일단 그것은 시작이고, 결제 단말기를 사장님과 접점으로 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어떤 서비스를 할지는 단말기 시장에 정착한 이후 더 고민하겠지만 직접 만들 수도 있고, 지금 이미 존재하고 있는 뱅크 등 토스 계열사 서비스를 더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토스에서 제공하는 사장님 서비스도 있는데 왜 결제 단말기를 선택했나
▶온라인에 엄청나게 많은 시장이 성장을 했지만 그 모든 것의 시작은 오프라인에 있다는 점 하나와 또 모든 자본과 기술,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등 측면에서 빈부의 격차가 굉장히 커졌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굉장히 많은 디지털 전환이 있었고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에서는 굉장히 많은 혁신이 있었는데 오프라인은 좀 거기에 멀어져 있었다. 작업이 굉장히 힘든 것도 있고 너무 방대한 시장인 것도 한몫했다. 그런데 이같은 변화가 없는 오프라인에서 살던 자영업자들이 온라인 생태계가 출연하면서 문제에 노출됐다. 배달, SNS 마케팅, 수많은 댓글 리뷰들 이렇게 하다 보니까 오프라인 사장님들은 과거에서 멀어지면서도 사실 기술의 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문제가 있는 곳에 더 많은 기회가 있다고 봤다. 많은 문제가 있고 해결해야 하는 지점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고 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라고 생각했다. 그 수단으로 택한 게 사장님이 매일 보고, 매일 소통하고, 매장 운영의 중심에 있는 결제 단말기다. 앱으로 하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충분하지 않다고 느꼈다. 지금도 굉장히 많은 좋은 서비스와 솔루션이 온라인에 있지만 많이들 모르기 때문에 그것들이 성공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어떤 혁신을 하고싶나
▶일반적인 소상업하시는 가맹점분들은 1, 2인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그분들은 일주일에 6~7일, 하루 13시간~14시간씩 일을 하면서 너무 많은 일을 챙겨야 되고 알아야 한다. 단순히 요리를 하고 레시피를 알고 그 차원이 아니라, 가게를 구하려면 부동산도 알아야 되고, 계약도 할 줄 알아야 되고 재무·세무·노무 등 어떻게 보면 금융 영역을 떠나서도 너무 많은 일들을 혼자 챙기고 알아야 되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고통과 지식이 필요하다.
어떤 커뮤니티 혹은 프랜차이즈에 속하거나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서는 사실 알 수 없는 굉장히 많은 정보들이 격차가 있는데 그런 것들을 데이터와 정보 기반으로 서비스화해서 제공하고 싶다.
-세간에는 궁극적으로 결제 또는 VAN사로 나아갈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결제 단말기라는 것을 매개체로 시작하는 것이지 결제 회사로 나아갈 생각은 없다. VAN사 역시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은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 VAN 업계는 이미 충분히 효율화돼있고 혁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은 분야다.
또 강조하고 싶은건 토스플레이스는 현재 생태계를 망치는 사람들이 되고 싶지 않다. VAN이나 카드업계에서도 우리가 부가가치를 만들기 위해서 들어온다라는 걸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수익 모델은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하다
▶토스와 어떻게 보면 유사한 전략이다. 단말기 배급이 되고 난 이후에 어떻게 보면 그 위에서 작동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중개 수수료도 있을 수 있고, 광고 또는 대출, 카드 등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다양한 금융 상품을 뱅크와도 연계해서 많이 기획할 것으로 생각이 된다. 아울러 지금 이미 시장에 많은 서비스들이 존재하지만 연결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측면도 있다. 저희는 이런 서비스들과 연결 채널을 제공함으로 인해서 오히려 사장님들이 아니라 공급하는 사람들 쪽으로부터 어떻게 보면 수수료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토스플레이스 단말기 언제쯤 만나볼 수 있나.
▶올 연말까지는 필드 테스트를 충분히 해서 안정성을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 또 내부적으로도 단말기 자체뿐만 아니라 운영 측면에서 준비한 것들이 많아 기간을 조금 두려고 한다.
-이 시장이 어떻게 성장했으면 하나.
▶지금까지는 결제 단말기가 결제만 되면 되지, 포스는 포스지. 약간 이런 인식이 계속 있었던 것 같고 이건 어떻게 보면 공급자의 시선에 편향된 환경이었던 것도 같다. 결제 회사가 결제 단말기를 보급하기 때문에 결제만 되면 되는 환경일 수 있다는 얘기다.
애플이 모든 통신사를 지원을 하고 그러니까 소비자 디바이스를 만들어서 통신사에 국한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필요한 콘텐츠 앱스토어 환경을 만들었듯이, 지금까지의 결제 단말기에 큰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던 거는 약간 그런 인식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가맹점 측도 뭐 결제만 되면 되지라고 여겼기 때문에 그 잃어버린 기회들이 저는 굉장히 크다고 본다.
사실 지금도 어떻게 보면 정말 간단한 매출 정보, 정산 정도는 해 주고 있기는 하지만 더 할 수 있는 여지가 굉장히 많고, 이 안에 화면을 통해서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 서비스들이 컨설팅을 비롯해 지금도 어떻게 보면 시장에 있다고 보여진다. 채널이 없었을 뿐이다.
저희가 이 시장에 나감으로서 더 많은 경쟁자가 나올 수 있고 더 많은 비슷한 플랫폼 플레이를 하는 곳이 더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로 인해 더 활성화가 돼서 좀 변화가 눈에 띄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생태계에서 저희가 정말로 같이 하고 싶은 가맹점 사장님들은 저희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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