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실패는 한다…로잔 대회 실패가 성장의 밑거름 되길"
"글로벌 브랜드 계약…자부심과 책임감 느껴"
유럽에서 시즌 마치고 귀국하는 우상혁 |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스마일 점퍼' 우상혁(26)에게 스위스 로잔은 아쉬움과 의욕을 모두 안겨준 도시였다.
짧은 조주로(도약을 위해 달리는 구간)에 고전해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우상혁은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를 찾아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의욕을 키웠다.
2022년 국제대회 일정을 마치고 4일 귀국한 우상혁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선 뒤 "로잔 대회가 끝난 뒤 근처에 있는 IOC 본부에 갔다. 파리올림픽이 얼마나 남았는지 전광판을 통해 알려주더라"며 "(파리올림픽 개막까지) 692일 남았다. 높이뛰기 선수에게는 아주 짧은 시간이다. 한 시즌 반 정도를 뛰면, 파리올림픽이 열린다. 김도균 코치님과 체계적으로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상혁은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뛰며 4위에 올라 '세계적인 점퍼'로 도약했다.
올해는 주요 국제대회에서 더 화려한 성과를 냈다.
2022년 마지막 국제대회 성적은 아쉬웠다.
우상혁은 지난달 27일 로잔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m15로 공동 8위에 그쳤다.
2022년 다이아몬드리그 랭킹 포인트 총 16점을 쌓은 우상혁은 17점으로 6위에 오른 안드리 프로첸코(34·우크라이나)에 1점 차로 밀려 6명이 얻는 파이널시리즈 진출권을 놓쳤다.
우상혁은 "로잔에서 성적을 내지 못한 건, 모두 내 잘못이다.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누구나 실수는 한다. 로잔 대회를 밑거름으로 삼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파리올림픽 준비는 이미 시작했다.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
높이뛰기 우상혁, 전역 신고합니다 |
▲ 예비역이 된 우상혁입니다.(웃음) 군 생활 동안 많이 성장했고 좋은 성적도 냈다.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 전역하니, 홀가분한 마음이다. 군 생활이 길게 느껴지기도, 짧게 느껴지기도 했다. 감회가 새롭다.
-- 파이널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해 아쉬울 텐데.
▲ 솔직히 아쉽다. 국민 여러분과 파이널시리즈에서 함께 행복감을 느끼고 싶었는데…. 내가 안일하게 생각한 부분도 있고, 변수에도 대처하지 못했다. 모두 내 잘못이다. 겸허히 받아들인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훌훌 털어버리고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이번 실수가 내년, 내후년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
▲ 그런 변수도 대비해야 한다. 다른 선수들도 짧은 조주로를 낯설어하긴 했는데 내 성적이 더 나쁘게 나왔다.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내 불찰이다. '어떤 환경에서도 내 기록을 낼 수 있게 준비한다'고 마음먹었다. 내년에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2024년에는 파리올림픽이 열린다. 더 철저하게 준비하겠다.
-- 모나코 대회에서는 처음으로 '점프 오프'를 경험했다.
▲ 무타즈 에사 바심과 일대일로 점프 오프를 치렀다. 많은 분이 아시는 것처럼, 새 스파이크가 경기 당일에 도착해 스파이크에 적응하지 못한 채 경기를 치렀다. 그날 우승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점프 오프는 재밌었다. 한 번 점프 오프를 경험했으니, 다음에 같은 상황이 오면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귀국 직후 인터뷰 하는 우상혁 |
-- 스포츠 브랜드 푸마와 글로벌 계약을 했다.
▲ 내게 무척 상징적인 일이다. 한국 육상 선수가 글로벌 계약을 한 건 처음인 것 같다. 글로벌 브랜드의 후원을 받게 됐으니, 더 책임감을 느낀다. 나를 믿고 계약을 해줬으니, 나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한국의 다른 선수에게 이런 기회가 오도록 더 노력하겠다. 푸마에서 받은 스파이크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모델'이다. 앞으로도 스파이크 수정 작업을 할 텐데, 푸마에서 내 이름을 스파이크에 새겨준다고 한다.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 '굴곡'이 있어서 동기부여도 커진다. 로잔 대회에서 실패를 경험했고, 푸마와 글로벌 계약을 하는 기쁨도 누렸다. 두 경험 모두 내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 파리올림픽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고 하는데.
▲ 로잔 대회가 끝난 뒤 근처에 있는 IOC 본부에 갔다. 파리올림픽이 얼마나 남았는지 전광판을 통해 알려주더라. (파리올림픽 개막까지) 692일 남았다. 높이뛰기 선수에게는 아주 짧은 시간이다. 한 시즌 반 정도를 뛰면, 파리올림픽이 열린다. 그 시간 동안 김도균 코치님과 체계적이고, 철저하게 준비하겠다.
-- 전국체전에서 국내 팬들 앞에 선다.
▲ 한국 팬들의 응원에 큰 힘을 얻었다. 모처럼 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하는데, 빈틈없이 준비해서 우상혁의 이름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
귀국 직후 인터뷰 하는 우상혁 |
-- 로잔 대회가 끝난 뒤 사발면을 먹었는데.
▲ 누구에게나 보상이 필요하지 않나.(웃음) 로잔 대회가 끝난 뒤, 다음 대회(전국체전)까지 여유가 있어서 그동안 먹지 못했던 음식을 먹었다. 내가 지금 근력도 조금 빠진 상태여서, 음식 섭취량을 늘리기도 해야 한다. (김도균) 코치님도 '당분간은 많이 먹고, 다시 근력을 키우자'고 하셨다. 일주일 정도는 편하게 음식을 먹을 생각이다. 이후 다시 전국체전을 위해 음식 조절을 할 것이다.
-- 지난해 12월 국외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쉴 틈 없이 경기를 치렀다.
▲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국제대회를 치른 한국 육상 선수는 없었을 것이다. 메이저 대회도 많이 뛰었다. 이런 경험이 내게는 '성장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 매번 1등을 하면 좋겠지만, 그건 욕심이다. 우승한 경기(2월 6일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대회 2m36, 2월 16일 슬로바키아 반스카 비스트리차 2m35, 3월 20일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 2m34, 5월 14일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2m33)도 있고, 우승하지 못한 경기(2022 실외 세계육상선수권에서 2m35 2위,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 2m30 2위, 로잔 다이아몬드리그 2m15 공동 8위)도 있다. 많은 경험을 하면서 바심 등 특정 선수를 의식하기보다는 나와 코치님을 믿고, 나만의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올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경험을 했으니, 내년과 내후년에는 분명히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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