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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도, 자라 제친 옷기업도 中에 있지만…감지된 '경고등' [차이나는 중국]

머니투데이 김재현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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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도, 자라 제친 옷기업도 中에 있지만…감지된 '경고등' [차이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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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유니콘 기업 글로벌 순위 1위에 '틱톡'…

중국, 10위 안에 5개지만 증가 속도 '뚝↓']

틱톡 촬영을 준비중인 미국 크리에이터/사진=블룸버그

틱톡 촬영을 준비중인 미국 크리에이터/사진=블룸버그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실리콘 밸리가 전 세계 혁신을 선도하면서 미국의 혁신능력이 달러 패권 못지 않게 미국의 글로벌 경제 주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중국 유니콘 기업들도 만만치 않다. 최근 중국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글로벌 유니콘 리스트'에 따르면 글로벌 10대 유니콘 중 중국 기업이 5개에 달했다. 특히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슬그머니 나타나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자라, H&M을 위협하고 있는 패스트 패션업체 셰인(Shein)도 중국 업체다. 중국에는 어떤 유니콘 기업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미래 중국의 대표선수…틱톡, 앤트그룹, 셰인

지난 30일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연구원이 중국 및 전 세계 유니콘 순위를 매긴 '2022 글로벌 유니콘 리스트'를 발표했다. 지난 6월말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1312개사에 달했으며 48개 국가가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유니콘 1위는 틱톡(중국명 도우인)이 차지했다. 틱톡의 기업가치는 1조3400억 위안(약 255조원)에 달한다. 틱톡의 해외 월간 사용자수만 무려 12억명에 달한다. 재밌는 건 1년 동안 무려 1조 위안(약 190조원)이 증발하고 남은 기업가치가 여전히 1조3400억 위안이라는 사실이다. 중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 등 대형 플랫폼에 대한 고강도 규제가 기업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 정부 규제는 나중에 다시 한번 짚어보자.


2위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차지했으며 스트라이프(핀테크), 데이터브릭스(빅데이터)가 각각 4위와 7위를 기록하면서 미국 유니콘 기업은 3개사가 10위권에 진입했다.

중국은 앤트그룹(핀테크), 셰인(전자상거래)이 각각 3위와 5위, 웨이중은행(핀테크), 징동과기(핀테크)가 나란히 8~9위를 기록하면서 5개사가 10위 안에 들었다.

3위를 차지한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그룹은 2020년 11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세계 IPO 역사상 최대규모인 345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마윈의 공개적인 정부 비판 후 갑자기 IPO가 중단됐다. 앤트그룹이 언제 상장할 수 있을지 몰라도 여전히 세계 최대 IPO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5위를 기록한 셰인(Shein)은 최근 급부상한 중국 패스트 패션업체다. 중국 내 6000여개 의류 생산업체들과 함께 셰인이라는 초대형 마켓 플레이스를 만든 후 유럽 브랜드 H&M과 자라보다 빠른 속도로 신제품을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월 진행된 펀딩에서 셰인은 H&M과 자라 두 회사의 시가총액 합계보다 많은 10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8위 웨이중은행은 텐센트가 만든 인터넷은행이다. 중국 최대 메신저인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가 만든 중국판 카카오뱅크라고 보면 되는데, 카카오뱅크(2016년)보다 빠른 2014년에 설립됐다. 웨이중은행의 지난해 영업수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약 270억 위안(약 5조1300억원)과 68억8400만 위안(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9위 징동과기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동그룹 산하 핀테크 및 기술기업이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업종 분포도 살펴보자. 핀테크 업종이 1위를 차지했으며 전자상거래, 소프트웨어가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핀테크, 전자상거래 및 소프트웨어 업종이 유니콘 기업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3대 업종임을 알 수 있다.

핀테크 업종 유니콘은 168개사에 달했으며 이들의 기업가치 합계는 전체 유니콘 기업가치의 17.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도 컸다. 가장 대표적인 유니콘으로는 앤트그룹(중국), 스트라이프(미국) 및 웨이중은행(중국)을 꼽을 수 있다.

전자상거래 업종과 소프트웨어 업종도 똑같이 127개의 유니콘을 배출하며 2위를 차지했으며 헬스케어와 인공지능이 각각 97개, 94개 유니콘을 배출하며 4, 5위를 차지했다.


중국 유니콘이 규제에 발목잡힌 사이에 미국 유니콘 약진

미·중 유니콘 증가세를 비교하면 재밌는 사실이 눈에 띈다. 글로벌 10대 유니콘 기업 중 중국이 5개사를 차지하며 미국(3개사)를 앞섰지만, 전체 유니콘 기업을 살펴보면 미국 유니콘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254개사 증가했으며 지난 6월말 기준 총 1312개사에 달했다. 미국 유니콘 기업이 625개사로 전체 유니콘의 절반에 가까운 47.6%에 달했으며 중국 유니콘 기업은 312개사로 전체 유니콘의 23.8%를 기록했다. 그 뒤로는 인도(68개), 영국(46개), 독일(36개), 이스라엘(24개), 프랑스(23개), 캐나다(21개), 브라질(17개) 순이었으며 한국(15개)은 10위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미국 유니콘 기업은 138개사 증가했으나 중국은 겨우 11개사 증가하는 데 그쳤다. 14개사 증가한 인도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중국 유니콘 기업 증가 속도가 급감한 데는 중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의 영향이 크다. 중국은 2020년 11월 앤트그룹 상장을 중지시킨 이후 반독점법을 강화하는 등 자국 대형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강도를 대대적으로 높였다.

중국에서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인 유니콘 증가 속도가 줄었는데, 이런 환경이 향후 중국의 국가 경쟁력과 미중 경쟁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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