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서진 작가의 동명 웹소설 원작, 스릴러 결합한 로판
사랑스런 여주인공 대신, 복수심에 흑화하는 주인공
복수·살인 등 자극적 요소 다수, 감각적 작화도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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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 ‘리셋팅 레이디’
요새 로맨스 판타지 장르 웹툰을 보면 가끔 ‘기발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존 공식대로의 로맨스 판타지가 아닌, 틀을 깨는 새로운 구성과 형식의 작품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예컨대 언제나 밝고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대신, 복수심에 불타올라 비뚤어지는 여자 캐릭터가 주인공이라든지 사랑을 쟁취하는 게 목표가 아닌, 살아남기 위한 것이 주된 내용인 작품들 말이다. 과거엔 ‘로맨스’만이 중심이었다면, 이젠 로맨스와 다양한 주제·배경들이 절묘하게 녹아든 ‘퓨전 로판’들이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카카오페이지 ‘리셋팅 레이디’는 차서진 작가의 웹소설 원작을 기반으로 한 웹툰이다. 결론적으로 이 웹툰은 로맨스 판타지와 스릴러가 적절히 섞인 작품인데, 기존에 로맨스 판타지 장르를 즐겨왔던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느낌을 전달한다. 점점 흑화돼가는 여주인공, 사랑과 환희보다 복수나 저주가 더 어울리는 극 분위기 등 보다 ‘다크’하면서도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매번 달달한 짜장면을 즐기다가 어느 날 갑자기 매운 짬뽕 한 젓가락을 들었을 때의 그 느낌, 상당히 자극적이다.
‘리셋팅 레이디’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 속으로 들어온 주인공이 100번을 죽어도 계속 회귀하며 무한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줄거리를 담았다. 이 웹툰 속 ‘소설 속’이란 배경은 다른 웹툰들과 달리 기회가 아닌, 주인공의 몸을 옥죄는 일종의 감옥 같은 역할을 한다. 주인공의 목표도 사랑에 빠지는 것이 아닌, 소설 밖으로의 탈출이다. 그렇게 주인공 ‘캐런 하이어’는 책 속에 갇혀 117세를 맞는다.(100번의 죽음과 회귀를 반복했다는 의미다)
여기서부터 더 독특한데,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주인공이 돌연 과거 자신을 한 번이라도 죽였던 소설 속 인물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흑화하는 대목이다. 갑자기 웹툰의 장르가 스릴러로 바뀐다. 작화도 상당히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렸는데, 흑화하는 주인공의 눈빛이나 표정 묘사를 상당히 직관적으로 표현했다. 작화만으로 아무것도 남은 게 없고 증오심만이 있는 주인공의 심리를 세밀히 묘사한다. 붉은 머리에 보라색 눈동자를 가진 주인공 등 웹툰 곳곳의 ‘색감’에 포인트를 줘 전체적인 작품 분위기를 잘 이끌어간 느낌이다.
다만 이 웹툰은 살인같은 다소 자극적인 요소가 있어 일부 독자들의 성향에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의미인데, 전체적인 로맨스 판타지물의 다양성 측면에서 본다면 상당히 흥미롭고, 내용 자체도 재밌다. 시즌1에선 주인공이 복수를 결심하고 회귀를 멈출 방법을 알아내는 과정을 그리고, 시즌2부터 로맨스가 등장할 예정이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긴 호흡으로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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