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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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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픽!] 하이퍼리얼리즘 연애고민…'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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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vs. 열정' 속물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속마음 생생하게 묘사

연합뉴스

웹툰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
[네이버웹툰 페이스북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우리는 너무 적나라한 현실 묘사를 마주하면 불편함을 느낀다.

미처 아물지 않은 트라우마를 상기시켜서일 수도 있고, 내내 외면하고 싶었던 문제를 직시해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라면 타리 작가의 '미혼남녀의 효율적 만남'은 결혼 압박에 시달리는 30대 중반 여성 독자에게는 권할 만한 작품이라 할 순 없다. 너무나도 현실적인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다.

주인공 이의영은 엄마 성화에 못 이겨 선을 보러 다니는 33살의 직장인이다.

의영에게는 호감을 보이는 남성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선 자리에서 만난 무난한 중소기업 대리 송태섭, 다른 한 명은 잘생기고 대화도 잘 통하지만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수 지망생 신지수다.

안정감과 설렘 사이에서 어느 쪽도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의영은 두 남자를 동시에 만나면서 끊임없이 저울질한다.

타리 작가는 전작인 '좋아하는 부분'에서도 그렇듯 어디에나 있을 법한 속물적인 여주인공을 잘 그려낸다.

작품 초반 의영이 태섭을 거절해놓고는 그가 벤츠를 몬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후회하고 다시 만남을 이어가는 모습이나 벤츠 차종을 슬쩍 확인하기 위해 데이트 내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결혼을 닦달하는 엄마랑 싸우고도 가까운 친구들은 모두 유부녀인 데다 호텔도 비싸다 보니 조용히 다시 집으로 기어들어 갈 수밖에 없는 초라함, 자연스러운 만남을 기대하다가도 '나이를 생각하라'는 말에 쪼그라드는 자존심도 생생하게 잘 표현했다.

연합뉴스

다만, 이 작품은 지극히 현실적인 30대의 '썸'과 연애를 그린다면서도 판타지를 완전히 버리지는 못했다.

태섭은 중소기업 대리지만 부모님이 유명한 식당을 운영하는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 지수 역시 의사인 아버지와 아나운서 출신 새어머니라는 '비빌 언덕'이 있다.

게다가 두 사람이 그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 의영에게 일편단심이라는 점은 판타지 그 자체다.

총 51화를 끝으로 서둘러 완결된 것도 아쉽다.

의영의 깊은 고민이 엄마의 수술이라는 사건 하나로 급작스럽게 매듭지어지는 느낌이다.

30대의 연애는 시작 때보다도 결혼을 결심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적 갈등이 커지곤 하는데, 의영은 이를 1화 분량으로 건너뛰어 버리고 식장으로 직행한다.

청첩장을 나눠주면서 '결혼은 현실'이라는 조언을 듣는 의영의 낯빛이 슬쩍 어두워 보인 것으로 생략된 갈등을 짐작만 해볼 뿐이다.

이 작품은 네이버웹툰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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