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0원도 더 이상 저항선 아냐"
외국인 5000억원대 주식 순매도
코스피·코스닥 지수 2%대 하락
달러인덱스 109선…위안화 약세
(사진=AFP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달러 매수 베팅이 되살아나며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55원을 뚫었다. 종가 기준으로도 2009년 4월 28일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37.6원) 보다 17.3원 오른 135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 28일(1356.8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장중엔 1355.1원까지 올라 2009년 4월 29일(1357.5원) 이후 가장 높았다.
5원 넘게 오른 역외 환율을 반영해 이날 환율은 개장가부터 1342.0원으로 1340원을 넘어 출발했다. 출발 이후 우상향 하는 흐름을 보이다 12시 50분께 1355.1원까지 치솟았다. 그 뒤로 1350원 초중반대에 엎치락뒤치락하다 고점에 가까운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다.
9월 1일 환율 추이(출처: 서울외국환중개) |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새로운 악재에 반응하기보다 외국인이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도세를 보이며 심리가 돌아섰고 역외에서도 달러 순매수가 꾸준히 유입됐다”며 “시장에선 롱베팅(달러 매수)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31일(현지시간) 앞으로 몇 달 안에 정책금리가 4% 이상 오를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매파(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시장에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완화 기대감을 없애려는 모습이다.
연준이 9월 0.75%포인트, 11월 0.50%포인트, 12월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달러 매수 베팅을 하지 않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어제는 롱스탑(달러 매수 손절)이 유입되며 위안화가 반등했지만 중국 내 코로나 확산 등의 이슈로 달러화 상단을 막을 재료가 부재하다”며 “1350원이 쉽게 뚫렸고 한 두 번 더 뚫리면서 저항선으로서의 의미도 퇴색됐다”고 설명했다.
달러인덱스는 1일(현지시간) 새벽 2시 50분께 109.06을 기록해 최근 뉴욕증시 마감 당시보다 0.36포인트 상승 거래되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차이신 제조업 PMI가 49.5를 기록,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위안 환율이 6.91 위안을 기록 중이다. 유로·달러 환율도 패리티가 흔들리면서 달러화 독주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도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5000억원대 순매도세를 보였다. 이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각각 2.28%, 2.32% 하락했다. 뉴욕지수 선물도 1%대 하락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이어지고 있다.
원화 약세를 방어할 카드도 마땅치 않다. 위안화 약세에 동조화되는 데다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8월 무역수지는 95억달러 적자로 역대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달러화 유입이 줄어들면서 원화 약세 방어도 쉽지 않아졌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이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원화 채권이 오는 9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위한 논의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지만 이날 원화 약세를 방어하진 못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에서 거래된 규모는 115억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