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 주름 : 지워진 기억 = 파코 로카 지음. 성초림 옮김.
나이가 든다는 것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초라하고 슬픈 과정일지 모른다.
알츠하이머병을 앓게 된 에밀리오는 요양원에 입소한다. 이곳에는 도벽이 있는 룸메이트 미겔과 자식에게 다시 데리러 오라고 하기 위해 온종일 전화기를 찾아다니는 솔, 사랑하기에 떨어지지 않는 돌로레스와 모데스토 부부 등 서서히 삶의 불꽃이 꺼져가는 노인들이 모여 있다.
이들은 서로 힘을 합쳐 의사를 속이기도 하고 남몰래 차를 타고 탈출을 감행하기도 하는 등 좌충우돌 사건들을 꾸미지만, 에밀리오는 결국 모든 것을 잊어가게 된다.
작가는 책 후반부의 일부분을 마치 에밀리오의 바스러지는 기억처럼 백지로 남겼다.
등장인물의 이국적인 이름이나 작가의 국적을 알기 전에는 스페인이 아닌 우리나라의 노인 공동체를 묘사했다고 해도 믿을 법한 보편적인 이야기가 특징적이다.
아름드리미디어. 104쪽. 1만8천원.
▲ 제철동 사람들 = 이종철 지음.
포스코(포항제철)가 들어서면서 생겨난 경북 포항의 공단 마을 제철동을 배경으로 쇳가루와 땀 냄새가 배어있는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제철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 아래서 자라난 주인공 '강이'는 식당 이모들과 동네의 제철소 노동자, 시장 상인, 농부, 다방 누나, 인력소장, 외국인 노동자 등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한 뼘씩 성장한다.
실제로 제철동에서 유년기를 보낸 이종철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2021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다양성만화 제작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보리. 276쪽. 1만8천원
▲ 나사와 검은 물 = 쓰게 요시하루·야마시타 유지 지음. 한윤아 번역.
일본 예술만화가 쓰게 요시하루(85)의 1960년대 대표작을 책으로 엮었다. 국내에서는 처음 정식으로 발간되는 쓰게 요시하루 단행본이다.
이 단편집에는 초현실적인 전개 때문에 일본 만화사에서 가장 특이한 작품으로 꼽힌 '나사식'을 비롯해 '바깥의 팽창', '붉은 꽃', '겐센칸 주인' 등이 실렸다.
미술평론가인 야마시타 유지가 진행한 작가 인터뷰와 작가 연구도 함께 담았다.
타이그레스 온 페이퍼. 256쪽. 2만3천원.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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