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 "남편의 과대평가 덕에 데뷔"…최경민 "아내 항상 존경"
각각 '다시 쓰는 연애사'·'내가 죽기로 결심한 것은' 연재
"한 작품 정도는 공동작업할 듯"…"고집 센 둘이 좀더 나이 들면"
각각 '다시 쓰는 연애사'·'내가 죽기로 결심한 것은' 연재
"한 작품 정도는 공동작업할 듯"…"고집 센 둘이 좀더 나이 들면"
최경민·유주 작가 캐리커처 |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웹툰 '다시 쓰는 연애사' 13화에는 '내가 죽기로 결심한 것은'(이하 내죽결)의 주인공인 태권도 선수 남지오라는 인물이 슬쩍 등장한다.
작가도, 그림체도, 하물며 분위기도 전혀 다른 이 두 작품에 어떻게 동일 설정의 등장인물이 나왔을까?
'내죽결'의 유주(YUJU) 작가와 '다시 쓰는 연애사'의 스토리를 맡은 최경민 작가가 부부라는 점을 알면 수수께끼는 쉽게 풀린다.
웹툰 '내가 죽기로 결심한 것은' |
유주 작가는 "최 작가와 주력 장르가 겹치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세계관을 연결한다는 대단한 계획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게 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부부라는 점을 알기 전에는 공통분모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두 작가의 작품들은 결이 다르다.
최경민 작가는 2015년 군대 만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를 출간하고, 케이툰에서 '후서유기'를 연재하며 웹툰 작가로 데뷔했다. 웹툰 '성경의 역사', '평화선도부'의 글 작가를 맡았다.
어디에나 있음 직한 사회 부조리와 인간 군상의 추악한 면모를 잘 그려내 우리가 외면해 온 부끄러운 자화상을 직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유주 작가는 웹툰 '그녀의 그녀', '우리 사이 30㎝'를 연재했으며, 여성향 성인 장르 '하지점'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유의 느린 속도와 가라앉은 분위기. 그 속에서 남녀 주인공 간의 긴장감을 쌓아 올리는 '섹텐(섹슈얼 텐션) 장인'으로 꼽힌다.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관점과 작품에 담는 두 사람의 방식은 정반대에 가깝다.
최 작가는 "20대 때는 대학교라든지 사람들과 모이는 자리가 많았고 그런 자리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었다"며 "타인과의 관계는 좋으면 좋았던 대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받는 대로 모두 작품의 소재가 돼 주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주 작가는 "농담이지만, 인간관계 다 부질없다고 생각한다"며 "주인공이 주변인들에게 너무 휘둘리면 작품 자체가 흔들려 버린다. 저도 이런 마인드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 같다"고 했다.
최경민·영모 작가의 '다시 쓰는 연애사' |
유주 작가는 "원래 작가가 될 생각은 없었다. 다들 제가 그럴 실력은 아니라고 했는데 거의 유일하게 최 작가만 제가 반드시 작가 돼야만 한다고 했다"며 "사실 아직도 최 작가가 저를 과대평가했다고 생각한다. 그 과대평가가 아니었으면 작가로 데뷔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작가는 "유주 작가와는 취향이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해서 작품에 도움 되는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며 "데뷔하는 과정에서 꽤 헤매기도 했는데 최종적으로 유주 작가 덕분에 형태가 잡힐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부부는 과거 함께 단편을 연재하기도 했다.
유주 작가는 "(제 작품을) 정식 연재하기 전에 작은 플랫폼에서 최 작가와 부부 단편을 연재했었다"며 "네이버웹툰의 베스트도전을 안 거치고 바로 작가 데뷔를 했다며 먼저 데뷔한 남편 덕에 연재한다는 욕을 적지 않게 들었다. 꽤 충격적이었다"고 돌이켰다.
최 작가는 유주 작가가 '하지점'으로 사랑받는 것을 언급하며 "상업적으로 훨씬 성공을 거둔 작가님이다 보니 항상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웹툰 '내가 죽기로 결심한 것은'의 한 장면 |
최 작가는 "가끔 (작품이) 큰 틀에서 막힐 때 도움을 청하는 편"이라며 "유주 작가가 프로듀싱 능력이 좋아서 큰 도움이 되곤 한다"고 했다.
유주 작가는 "작가 부부라고 하면 같이 작품을 만들거나, 매일 작품에 대해 열성적인 회의를 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며 "가끔 피드백은 주고받는데 대부분 객관적인 시선이 필요할 때 찾는 것 같다"고 밝혔다.
언젠가는 한 작품을 함께 만들 가능성도 열어놨다.
최 작가는 "공동 작업은 언젠가 하나 정도는 할 것 같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유주 작가님의 마음에 쏙 드는 스토리를 어서 써내야겠지만"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유주 작가는 "제가 얼마 전에 둘이서 같이 스토리를 써보면 어떻겠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며 "하지만 둘 다 고집이 세서 당분간은 안 될 것 같고, 좀 더 나이를 먹고 말랑해지면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최 작가는 현재 네이버웹툰에서는 전 연인이 몸이 바뀐 채 과거로 돌아가는 '다시 쓰는 연애사'를, 카카오웹툰에서는 미스터리 스릴러물 '지금 속편이 시작합니다'의 스토리를 동시에 쓰고 있다.
유주 작가가 쓰고 그린 '내죽결'은 네이버웹툰에서 볼 수 있다.
웹툰 '다시 쓰는 연애사'의 한 장면 |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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