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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연재] 인터풋볼 'K-현장메모'

[K-현장메모] 성남-수원FC 팬들이 주고 받은 걸개...응원 팀 달라도 '메시지는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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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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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동훈 기자(성남)] 응원하는 팀은 다르지만 성남FC를 생각하는 마음은 같았다.

성남은 28일 오후 7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23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수원FC에 2-1 승리를 거뒀다.

경기 내용, 결과에 개의치 않은 걸개 대전이 펼쳐졌다. 경기 전부터 성남 해체설은 뜨거운 이슈였다. 새롭게 부임한 신상진 성남시장은 오래 전부터 성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는데 최근 구체적으로 해체, 매각, 심지어 연고이전까지 검토 중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성남 입장에선 충격적인 일이었다.

FC서울 원정 때부터 목소리를 낸 성남 팬들은 수원FC 경기 전 서명운동을 진행하며 구단 지키기에 나섰다. 성남 서포터즈 '블랙리스트'는 각 구단 서포터즈에 도움을 요청했다. 다른 팀을 지지하지만 성남이 없어지는 건 반대하는 서포터즈는 경기에서 성남을 응원하는 걸개를 내걸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 거의 모든 K리그 구단이 '블랙리스트' 뜻에 동참했다.

수원FC 서포터즈 '리얼 크루'도 마찬가지였다. 리얼 크루는 경기 초반엔 수원FC를 향한 응원을 보내다 성남 팬들이 "OUR TEAM, OUR HOME, OUR CITY", "#연고이전반대 #성남FC 해체반대" 걸개를 들자 동시에 걸개를 내걸었다.

리얼 크루는 "천마불사 흑작불사 그리고 성남불사"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리얼 크루는 '인터풋볼'을 통해 "천마는 성남 전신인 성남 일화 천마에서 따왔다. 흑작은 현재 성남을 대표하는 까치에서 가져왔다"고 걸개 내용을 설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성남 팬들이 "연고이전 해체를 반대한다", "붉은색 푸른색 사이 검은색은 무슨 죄?", "우리의 색은 정치색이 아닌 검정색"을 외치자 리얼 크루는 "걸개는 빼앗겨도 성남은 빼앗기지 않아"를 같이 전했다. 지난 서울전 성남 팬들이 정치적 메시지를 걸개에 썼다는 이유로 안전 요원에게 걸개를 빼앗긴 걸 담은 것이다.

이어 "성남FC이기에 우리가 존재한다", "성남의 역사는 이곳에서 이어진다"고 성남 팬들이 말하자 리얼 크루는 "K리그 팬들이 앞으로도 감미옥에 갈 수 있기를"이라는 걸개를 들었다. 성남 홈 구장 앞에 있는 유명 맛집 감미옥을 언급하면서 성남의 축구가 이어질 수 있기를 의미한 내용이었다.

리얼 크루 대표는 "성남 문제는 시민구단이든 기업구단이든 좌시할 수 없는 문제다. K리그 전체가 심각하게 문제로 봐야 하는 이야기다. 그래서 '블랙리스트' 요청을 받아들여 같은 시간대에 비슷한 의미를 담은 걸개를 들었다. 성남이 해체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성남 홈 팬들은 후반 30분 갖고 있던 걸개를 동시에 보였다. "시민이 시장인 성남 시민이 반대하는 해체", "정치로 23년 역사를 헛되이 하지마라" 등 걸개가 추가됐다. 정치적 메시지는 금방 안전 요원에게 제지를 당했으나 성남 팬들의 마음과 생각은 제대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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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성남FC,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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