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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드라마 '우영우' 팽나무 천연기념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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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지정 예고…역사·생육상태·경관적 가치 합격점

주차·반려견·소음·재산권 문제, 창원시·마을주민들과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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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해 큰 관심을 받는 '창원 북부리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4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제7차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회에서 창원 북부리 팽나무를 오는 30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 2015년 7월 창원시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다. '우영우'에서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노거수 '소덕동 팽나무'로 소개되면서 유명해졌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위기로부터 마을을 지켜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문화재청은 범국민적 관심에 부응하고자 지난달 29일 현장을 찾아 문화재적 가치를 조사했다. 천연기념물분과 식물·전통조경 분야의 문화재위원 세 명이 나무의 역사, 생육상태 등을 파악했다.

조사에 따르면 창원 북부리 팽나무의 수령은 약 500년이다. 크기는 수고(나무 높이) 16m, 가슴둘레 6.8m, 수관 폭(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 27m다. 나이나 규모에서 이미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예천 금남리 팽나무(수령 400년·수고 12m·가슴둘레 6.56m·수관 폭 26m), 고창 수동리 팽나무(수령 500년·수고 18m·가슴둘레 5.75m·수관 폭 24.3m)와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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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육상태와 경관적 가치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줄기 윗부분인 수관이 넓게 펼쳐지는 나무의 모양이 아름답고 상태도 양호하다"며 "동산에서 멀리 떨어진 평야 지대에 우뚝 선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고 전했다.

팽나무는 바다와 강이 만나는 포구 주변에서 흔히 발견돼 '패구나무'라고도 불린다. 열매는 철새의 먹잇감이 되고 나무는 크게 자라 그늘을 제공한다. 대부분 마을에서 당산나무로 여겨져 지역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당산나무란 신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돼 모셔지는 나무를 뜻한다. 실제로 인근에는 오래전부터 당선암(당집)이 존재했다. 마을 주민들은 매년 음력 10월 초하루에 당산제를 올렸다. 당선암의 정쌍이 주지는 문화재청 조사에서 "당제를 지내기 시작했을 때부터 고(故) 정고 주지 등과 함께 약 90년 동안 당산제를 주관했다"며 "마을에서 논 한 마지기를 떼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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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유명세만큼 몸살을 앓고 있다. 평일에도 수백 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어 주차, 반려견, 소음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마을 주민들도 문화재 지정 시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다. 이에 문화재청과 창원시는 주민 설명회를 열고 임시포장시설을 활용한 동선 개선, 울타리·임시화장실 설치 등 제반 사항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창원 북부리 팽나무가 자연유산 향유 기회 확대, 국민편의 증진, 지역 상생 발전 등에 일조하도록 지역 주민과 꾸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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