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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코로나 백신, 문 열고 병사 세워둔 격"…이제 '콧구멍'부터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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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머니투데이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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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를 잡기 위해 (문을 열고)건물 복도에 경비원을 배치하는 것과 집 밖에 경비원을 배치하는 것을 비교하는 것과 비슷하다."

22일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겸 백악관 수석의료 고문 등 미국 정부와 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해 논의한 자리에서 아키토 이와사키 미국 예일대학교 교수는 콧속(비강)에 뿌리는 스프레이형 백신 개발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벤자민 골드만이스라엘로 미국 예일대 연구원은 영국 가디언을 통해 "기존 백신이 성문 뒤에 경비원을 배치하는 것이라면 비강백신은 성문 앞에 경비원을 배치한는 것과 같다"라고도 말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코로나19 유행에 세계가 스프레이형 백신 개발에 주목한다. 지금까지 접종한 주사형 백신은 주로 폐를 보호해 중증화를 막아 사망률을 낮추는데 효과적이었다면 스프레이형 백신은 바이러스 침투 경로인 코를 보호해 광범위한 확산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도록 개발된 개량백신 접종이 곧 시작되지만 장기적으로 변이 출현 속도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도 비강 스프레이 백신 개발에 나선 상태다.

A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정부, 업계 관계자 다수는 지난 달 차세대 백신 개발 논의 자리에서 현재 사용하는 코로나19 백신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사를 맞는 대신 코에 뿌리거나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로 개발하거나 모든 변이에 대해 보호를 제공하는 백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회의에 참석한 파우치 NIAID 소장은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보호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곧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할 개량백신 접종이 시작되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요클리닉 백신연구팀 그렉 폴랜드 대표는 "개량백신이 준비되는 9월 말이면 이미 새 변이주들로 대체돼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프레이형 백신은 콧속에 직접 뿌려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항체가 코와 입, 목 등 상기도에 형성되도록 유도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주사형 백신이 주로 기관지와 폐 등 하기도에 항체를 형성하는 것과 대비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폐에 항체를 형성한 주사형 백신이 중증화를 막는 효과가 컸다면 스프레이형 백신은 바이러스 유입 루트에 항체를 형성해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급된 백신이 바이러스의 폐 진입을 막아 사람을 살리는 백신이었다면, 스프레이 백신은 감염을 막는 백신이라는 뜻이다.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감염병 패러다임 변화에도 적합한 백신이라는 것이 의료계와 업계 해석이다. 치명률이 높았던 감염병 초기 국면과 달리 이제 상대적으로 낮은 치명률의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엔데믹 단계에 간편하게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 스프레이형 백신의 수요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화이자 역시 스프레이형 백신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이미 스프레이형 백신 개발에 나선 제약·바이오사들도 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현재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며 러시아와 중국 제약사들도 개발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도 다수의 바이오사들이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진원생명과학과 샐바시온등 일부 국내 바이오벤처들이 개발에 손을 댔다.

다만, 스프레이형 백신은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이 주사형 백신보다 어렵다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비강 구조상의 문제로 스프레이가 좁은 공간에 막혀 새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 그래서 엄격한 임상 통제하에 효능을 입증하는데 변수가 생길 수 있다"며 "비강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의료기기의 새로운 개발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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