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고 심준석. /OSEN DB |
[OSEN=수원, 길준영 기자]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덕수고 심준석에 대해 이야기했다.
KBO는 지난 17일 심준석이 2023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래전부터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내비쳤던 심준석은 드래프트에 불참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배수진을 쳤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가볍게 뿌릴 수 있는 심준석은 오는 9월 15일 열리는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았다. 건장한 체격(194cm 103kg)에 최고 150km 후반대 강속구를 던져 메이저리그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독보적인 관심을 받았던 심준석은 올 시즌 12경기(20⅔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평가가 많이 깎였다. 20⅔이닝 동안 4사구 35개를 내준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마지막까지 메이저리그 진출과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두고 고민했지만 결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비록 평가가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심준석은 제구만 잡는다면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만한 재능이다. 현역시절 통산 154승을 거둔 이강철 감독은 심준석이 제구를 잡을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 “제구를 잡는게 쉽다면 우리나라에 선동열 같은 투수가 많이 나오지 않았겠나. 미국도 마찬가지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심준석이 던지는 것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라고 말한 이강철 감독은 “최강야구에서 한 번 본 정도다. 그런데 코치들하고 이야기를 하며 어렸을 때 던지는 것을 본 사람들 이야기로는 정말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구속만 갖고 때리려다보니까 상체 위주의 투구가 되지 않았을까. 심준석이 던지는 것을 자세히 본적 없기 때문에 그저 내 경험에 비추어 짐작만 할 뿐이다”라고 진단했다.
심준석 뿐만 아니라 한국야구의 어린 투수들에 대해 이야기한 이강철 감독은 “과거 대단했던 불펜투수들을 보면 연투를 해도 꾸준히 던지는 투수들이 있다. 과거 삼성 왕조의 불펜투수들, 정우람이나 윤길현 등을 보면 다 하체를 사용해서 공을 던졌다. 하체를 쓸 수 있으면 하체가 돌아서 나오고 팔은 따라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기복이 없이 갈 수 있다. 그런데 요즘 투수들은 구속을 신경쓰면서 팔로만 던지니까 조금만 오래 던져도 팔힘이 떨어져서 제구가 흔들리고 다음날 컨디션도 장담할 수 없다”라고 어린 투수들의 상체 위주의 투구를 지적했다.
“제구가 좋다는 것은 결국 똑같은 투구폼을 계속 반복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한 이강철 감독은 “그런 점에서 하체를 쓰는 것이 더 유리하다. 팔로만 공을 던지면 팔힘이 떨어지면서 일정하게 나가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하체를 쓰면 꾸준히 같은 폼으로 공을 던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최근 아마추어 투수들을 보면 구속을 올리려고 하체는 건너뛰고 상체로 공을 던진다”라고 안타까워하면서 “상체로 던지는 투수들은 구종마다 투구폼이 차이가 난다. 타자들은 다 알고 대비를 할 수 있다. 반면 하체로 던지는 투수들은 같은 스윙으로 공을 던지기 때문에 타자들이 다 속는다. 안우진을 보면 알 수 있다. 같은 폼과 템포로 가볍게 공을 뿌리기 때문에 제구가 될 수밖에 없다. 하체를 쓰면서 제구를 잡아놓으면 나중에 힘이 붙으면서 구속도 오른다. 상체로만 던지면 제구를 잡기 쉽지 않다. 심준석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고 한국 어린 투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라며 어린 투수들이 구속에 집착하기 보다는 기본과 제구에 충실한 투구를 하기를 조언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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