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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칼럼] 해외진출 선언 심준석, 미국 야구에 녹아들어야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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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대통령배 당시의 심준석(사진 좌측에서 두 번째). 대통령배에서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인 심준석이었지만, 160km에 이르는 빠른 볼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사진ⓒ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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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미국 진출이었다. 이번 시즌, 신인지명회의 최고의 이슈로 떠오른 덕수고 에이스 심준석(18)이 공식적으로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변수는 KBO 신인지명회의 참가 여부였다. 16일에서 17일이 넘어가는 자정까지 드래프트 신청을 해야 신인지명회의 참가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었다. 오후 10시까지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심준석은 결국 자정이 넘어가는 시점까지 신청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발가락 부상 치료를 목적으로 잔여 경기 출전이 제한됨을 알려 왔고, 이 점에 대해 학교 측에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왔다.

심준석, 프로야구에서도 드문 재능.
물리적인 조건은 미 프로야구 유망주들과 '동등'
변수는? 마인드+미국 야구를 접하는 자세

심준석은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선수다. 이는 프로야구 스카우트 팀의 평가로도 알 수 있다. 두산과 삼성, LG등에 심준석에 대한 평가를 물으면 늘 한결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우리는 관심 없다."는 것이다. 심준석이 드래프트에 참가하면, 앞 순번에 호명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른 선수를 볼 수밖에 없음을 애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만약에 심준석이 순번에 남아 있으면 어떻게 하시겠느냐?"고 질문했더니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뽑을 것이다."라고 답변을 했다.

194cm, 103kg의 체격 조건만 봐도 심준석은 충분히 '빅리거감'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프로스펙트다. 엄청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160km에 이르는 강속구는 왠만한 메이저리거들도 건드리기 힘들다. 미국 프로야구를 잘 받아들이고, 현지 적응만 잘 하면 의외로 단기간 내에 메이저리그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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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강속구 투수지만, 덕수고 동문 선배인 장재영(키움)과 심준석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 왔다. 사진ⓒ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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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변수는 마인드와 미국 야구를 접하는 자세가 어떠한지에 대한 부분이다. 실제로 장재영(키움)과 심준석을 동시에 가르쳤던 덕수고 정윤진 감독은 두 제자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정 감독은 '지금 모습만 놓고 본다면'이라는 전제 하에 "(심)준석이가 우수한 선수라는 데에는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아직은 (장)재영이가 더 낫다고 본다."라는 평가를 남긴 바 있다. 왜일까? 정 감독은 '야구를 대하는 적극성'에서 차이를 뒀다.

"(장)재영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운동한다. 프로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 부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적극적인 마인드를 갖췄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잘 될 것이라 본다. 다만, (심)준석이는 이러한 적극성이 조금 부족하다. 이 점만 보완하면, 충분히 더 대성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점을 너무 잘 아는 정윤진 감독은 그래서 대통령배 대회에서 더욱 심혈을 기울여 가며 심준석을 지도했다. 실제로 심준석이 등판할 때 더그아웃에서 투구 하나, 하나에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매우 섬세하게 그를 다독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이렇게까지 지도해 주는 코치가 드물다는 점을 심준석 본인이 기억해야 한다.

어쨌든 심준석은 국내 무대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역대 미국 진출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체격 조건을 가진 것만은 분명하다. 다만, 이러한 물리적인 장점을 100% 본인 것으로 만들지는 오롯이 심준석 스스로의 노력에 달려 있는 셈이다.

심준석은 늦으면 내년 1월, 메이저리그 계약 소식을 들려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 국제 스카우트 예산이 충분히 남아 있는 구단이 얼마 없기 때문이다. 예산에 여유 있는 팀이 심준석에 관심을 보인다면, 일찍 계약을 마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원빈(세인트루이스)처럼, 내년까지 미국에서 기다렸다가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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