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올린 뒤 인터뷰하는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 |
(순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고희진(42) KGC인삼공사 감독의 목소리는 여전히 크다.
하지만, 때로는 이숙자(42) 코치나 선수단 리더 한송이(38)에게 앞자리를 내주기도 한다.
여자부 사령탑으로 첫 승리를 거둔 16일에도 고희진 감독은 '강약'을 조절하며 팀을 이끌었다.
인삼공사는 16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이하 컵대회) 예선 B조 2차전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0(25-18 25-15 25-20)으로 꺾었다.
지난 14일 현대건설에 0-3으로 패했던 인삼공사는 대회 첫 승을 따냈다.
인삼공사에서 거둔 고희진 감독의 첫 승리이기도 하다.
경기 뒤 만난 고희진 감독은 "상대가 (2021-2022 V리그 최하위인) 페퍼저축은행이었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나도 선수들도 부담감을 느꼈다"며 "다행히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했다. 서브가 잘 들어갔고, 수비 집중력도 좋았다.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고 첫 승리를 복기했다.
실제로 인삼공사는 세터 염혜선, 미들 블로커 박은진, 아웃사이드 히터 이선우가 국가대표 훈련에 차출되고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 미들 블로커 정호영, 리베로 노란이 부상으로 빠져 가용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
노란을 대신해 주전 리베로로 낙점한 고민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3년 차' 서유경이 부담스러운 리베로 자리를 맡았다.
고희진 감독은 "출전 기회가 거의 없었던 서유경이 이번 컵대회에서 주눅 들지 않고 후방을 잘 지킨다. 고민지 등 다른 리베로 자원들에 경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서유경이 서브 리시브는 더 보강해야 하지만 경기를 치르는 자세는 칭찬한다"고 엄지를 들었다.
고의정과 이예솔은 날개 공격수로 자리 잡고 있다.
고희진 감독은 "고의정과 이예솔은 서브가 좋고 공격력도 갖췄다. 겨울 V리그에서도 주전으로 뛰려면 수비력을 갖춰야 한다"고 과제를 제시하며 "선수들이 야간 훈련을 자처하는 등 열심히 하고 있다"고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
미소 짓는 고희진 감독 |
사실 고희진 감독도 자신에게 '과제'를 주고, 풀어나가는 중이다.
남자부 삼성화재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코치, 감독으로도 일한 고희진 감독은 2021-2022시즌이 끝난 뒤 삼성화재와 작별했다.
KGC인삼공사는 남자부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한 고희진 감독을 2022-2023시즌 신임 사령탑으로 택했다.
고희진 감독은 "점점 여자프로배구에 적응하고 있다. 내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아야 팀 분위기가 좋아진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중"이라고 웃었다.
고희진 감독은 구단에 '개인적인 인연이 없는' 이숙자 전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의 코치 영입을 제의했다.
이후 이숙자 코치와 자주 대화하며 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도 경기 중 이숙자 코치에게 앞자리를 내주고, 이 코치와 선수단의 대화를 도왔다.
고희진 감독은 "내 메시지는 확실하게 선수들에게 전달한다. 그러나 이숙자 코치를 활용해야 할 때도 많다"며 "이숙자 코치는 세터 출신이고, 해설위원으로 여자부 경기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감독 눈치를 보며 코치가 할 말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는 팀을 위해 좋지 않다"고 했다.
한송이가 선수들을 모아놓고 당부하는 모습은 '삼성화재 주장 고희진'의 모습과 겹친다.
고희진 감독은 "감독과 코치보다 선배가 해야 효과가 있는 말이 있다"며 "나도 현역 시절에 그런 역할을 했다. 지금 우리 팀에서는 한송이가 후배들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기는 날이 늘어나면, 선수단 분위기는 더 좋아질 수 있다.
고희진 감독은 "프로는 성과를 내야 한다. 2022-2023 V리그에서 성과를 내야 우리의 노력이 빛을 볼 수 있다"며 "정말 열심히 노력한 우리 선수들이 오늘처럼 좋은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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