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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연재] 파이낸셜뉴스 '성일만의 핀치히터'

스타 출신 감독시대 다시 오나 [성일만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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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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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의 박진만 감독대행.(삼성 라이온즈 제공)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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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은 돌고 돈다고 한다. 한 때 국내 프로야구는 무명감독 전성시대였다. 염경엽(당시 넥센), 이동욱(전 NC)에 이어 2020년 허삼영 감독(전 삼성)이 선임되자 야구기자 사이에도 “누구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최근 프로야구 감독에 다시 스타 출신들이 선호되는 트렌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아직 대행 체제이긴 하지만 허삼영 감독 대신 ‘국민 유격수’ 출신 박진만 감독이 삼성 사령탑을 맡았다.

돌고 돌아 스타 출신들이 전면에 나서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현재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 가운데 외국인과 대행 둘을 뺀 6명의 면면을 보면 이런 현상은 뚜렷하다.

류지현(LG), 김종국(KIA), 홍원기(키움), 김원형(SSG), 이강철(KT) 등 모두 현역시절 내로라하는 스타 출신들이다. 김태형 감독(두산) 한 명 정도만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다고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두산을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올려놓으며 스타 감독 반열에 올랐다.

2000년 전까지만 해도 감독은 예외 없이 스타 출신이어야 했다. 백인천(전 MBC), 김영덕(전 OB), 김응용(전 해태), 김성근(전 삼성), 강병철(전 롯데)등 하나같이 현역 시절 한국야구를 주름 잡던 스타들이었다.

그런 트렌드에 처음 변화가 감지된 것은 2004년 김인식 감독의 후임으로 김경문 감독이 선임되면서부터. 김경문은 박철순과 배터리를 이루며 두산을 원년 우승으로 이끈 포수였으나 선수 지명도에선 그리 높지 않았다.

야구 기자들은 두산이 김경문을 선택하자 의외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당시엔 약체로 평가받던 두산을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으며 ‘스타 감독’ 반열에 우뚝 섰다.

김경문 감독 이후 프로야구 감독의 기준이 조금씩 변했다. 감독은 굳이 스타 출신이 아니어도 됐다. 실제 미국이나 일본 프로야구에선 ‘명선수가 반드시 명감독이 되는 건 아니다’는 징크스가 있다. 나가시마 시게오(전 요미우리), 테드 윌리엄스(전 텍사스 레인저스) 등이 대표적 경우였다.

그래도 국내 프로야구 팀들은 가급적 스타 출신을 기용했다. 명선수 출신이라는 장점이 오히려 방해가 된 것은 염경엽 감독전 넥센) 이후다. 염경엽 감독은 2013년 김시진 감독의 뒤를 이어 넥센과 3년 계약을 맺었다.

염경엽의 현역 시절은 화려하지 않았다. 코치와 프런트를 거치며 착실히 포인트를 올렸으나 감독 선임은 의외였다. 그런 염경엽 감독은 지도자로 대박을 터트렸다. 일부 야구팬들은 그를 삼국지의 제갈량에 비유하기도 했다. (염갈량으로 부름.)

염경엽 이후 무명감독 전성시대가 열렸다. 현역 시절 스타는 오히려 푸대접을 받았다. 그 절정이 2020년 허삼영 삼성 감독 선임이었다. 삼성은 창단 이후 내내 스타 감독을 고집해 왔다. 그런 삼성이기에 허삼영 감독 기용은 더 충격적이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허삼영 감독의 퇴임을 계기로 감독 선임 트렌드가 바뀌는 분위기다.

허삼영 감독은 무명 감독시대 정점을 찍었다. 박진만 감독 대행이 이대로 사령탑을 맡게 되면 20년 만에 새로운 트렌드가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8일 현재 5경기를 치른 박 대행에 대한 평가는 양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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