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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슈 [연재] 스포츠서울 '백스톱'

SSG 김원형 감독이 엔트리 보장을 약속하지 않는 이유는?[백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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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전의산.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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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9연패하면 못 견뎌요.”

SSG 김원형 감독은 슬럼프에 빠진 젊은 선수에게 “엔트리에서 안뺄테니 부담없이 즐기라”는 말을 아낀다.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김 감독은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원정경기에서 전의산(21)을 벤치에 앉혔다. 케빈 크론과 1루수 경쟁에서 승리해 주전 자리를 꿰찼지만, 최근 타격 페이스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후반기 10경기에서 6안타(1홈런) 2타점 타율 0.158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삼진만 16개를 당하는 등 상대 분석에 쩔쩔매는 모습이다.

지난 6월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낸 전의산은 첫 한달 동안 홈런 3개를 뽑아내는 등 0.333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타고난 힘이 워낙 좋아 ‘한 방 쳐줄 수 있는 타자’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한유섬이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4번타자 중책도 맡았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달 14일 문학 키움전에서는 홈런 두 방을 쏘아 올려 차세대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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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원형 감독.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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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기 출장이 잦으면 현미경 분석을 당하는 법. 상대 배터리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인 전의산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상대 집중견제를 올해 1군에 데뷔한 어린 선수가 즐긴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김 감독은 “(1군에 등록한 뒤) 그동안 많은 경기를 치렀다. 체력이 떨어질 때도 돼 재조정할 시간을 주는 것”이라면서도 “너무 잘해줬다. 앞으로도 (전)의산이가 해야 할 몫이 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젊은 선수는 슬럼프에 빠지면 2군 강등 압박을 느낀다. 다른 팀 사령탑은 “엔트리에서 안뺄테니 조급해하지 말고 즐기라”는 얘기로 동기부여를 한다. 그러나 김 감독은 “쉽게할 수 없는 약속”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신인(1991년) 때 선발로 나서기만 하면 패했다. 9연패한 뒤에는 ‘제발 엔트리에서 좀 빼달라’고 요청했다. 팀에 미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김 감독도 예민한 스타일이다. 부진하면, 원인을 파고드는 유형이다. ‘다음에 잘하면 된다’며 툭툭 털고 일어나는 선수도 있지만 상황을 즐기는 성격이 못된다. 김 감독은 “선수마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또 모른다. 부진이 장기화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2군에서 마음을 추스리는 게 필요할 때도 있다. 그래서 ‘엔트리에서 빼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신중하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선수 멘탈관리도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시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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