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보다 내면 봤으면” 메시지
179개 학교 예선 거쳐 20곳 결승
일본 ‘만화 고시엔’으로 불리는 전국고교만화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전남여고 학생들이 처음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했다. 대회 동영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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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내외 고등학생들이 참여해 ‘만화 고시엔’으로 불리는 전국고교만화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전남여고 학생들이 처음 출전해 우승까지 차지했다. 한국 고교생의 우승은 2017년 전남예고 이후 두 번째다.
일본 고치현 고치시에서 열린 ‘만화 고시엔’ 대회에는 179개 학교가 예선에 참여했다. 본선을 거쳐 31일 치러진 결승에는 일본 학교 17곳, 싱가포르 2곳, 한국 1곳 등 20개 학교의 학생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결승전 주제는 ‘친절한 세계’로 3~5명으로 구성된 참가팀은 5시간 반 안에 ‘비(B)2’ 크기의 한 장짜리 만화를 그려야 한다.
우승을 거머쥔 전남여고 학생 4명이 그린 그림은 일본 고치역 앞에서 길을 잃은 여고생들이 상반신에 문신이 가득 그려진 남성이 다가오자 “일본 야쿠자다…!”라고 무서워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알고보니 문신은 고치역 주변을 그린 지도로 남성이 길을 안내해주자, 여고생들은 “상냥하다”며 감동하는 내용이다. 이들은 “외모가 아닌 내면을 봤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했다.
일본 ‘만화 고시엔’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남여고 학생들이 그린 한컷 짜리 만화. ‘만화 고시엔’ 트위터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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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화상으로 대회에 참여한 전남여고 학생들은 수상자 발표 뒤 인터뷰에서 “일본에 가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다”며 “우승은 생각도 못해 꿈만 같다. 기회가 있으면 일본 친구들을 꼭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너무 좋아한다. 만화 쪽 분야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을 한 전남여고 학생들에겐 30만엔(약 300만원)의 상금과 메달, 우승 깃발과 함께 고급 미술 물감 등이 부상으로 주어진다.
‘만화 고시엔’은 여러 저명한 만화가를 배출한 일본 고치현과 지역의 단체들이 협력해 만든 일본에서 가장 큰 고교 만화 대회다. 1992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일본 고교야구 대회 ‘고시엔’을 빗대 ‘만화 고시엔’으로 부르고 있다. 2020년 대회는 코로나19로 취소됐고, 지난해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이 직접 행사장에 나와 대회를 치른 것은 3년 만이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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