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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농구 NBA가 필라델피아와 제임스 하든이 이번 오프시즌에 맺은 계약에 대해 '사전 접촉', 즉 템퍼링 여부를 조사합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래틱, ESPN은 어제(29일, 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NBA가 지난 27일 발표된 하든과 필라델피아의 2년 계약이 규정보다 이른 시점에 양측이 입을 맞춘 결과물인지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2년 계약이 발표되기 전, 하든은 팀과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상태였습니다.
계약상 하든은 계약 마지막 해 '선수 옵션'을 행사할 수 있어 이번 오프시즌 하든의 결정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하든의 선택은 팀과 2년 계약을 새로 맺는 것으로, 사실상 2022-2023시즌 종료 시점까지였던 기존 계약 기간을 한 해 더 늘린 셈이 됐습니다.
아울러 선수 옵션을 또 한 번 포함해 이번 시즌이 끝나고 다시 계약 마지막 해가 되면 선수 본인이 구단과 연봉 등을 두고 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했습니다.
문제는 하든이 새 2년짜리 계약을 맺으면서 수령하는 연봉을 스스로 대폭 삭감했다는 점입니다.
본래 계약대로라면 하든의 마지막 해 연봉은 4천750만 달러, 약 621억 원이었습니다.
새로운 2년짜리 계약에서는 연봉 규모가 3천300만 달러, 약 431억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하든이 스스로 190억 원가량 연봉을 깎으면서 샐러리캡까지 여유가 생긴 필라델피아는 자유계약 시장에서 취약했던 포워드 라인에 PJ 터커와 대뉴얼 하우스 주니어를 보강했습니다.
둘 다 하든이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던 휴스턴 로키츠 시절 함께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입니다.
필라델피아가 두 선수의 영입을 발표하자 각 구단 관계자들은 하든의 계약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전 브루클린 네츠 단장이자 현재 ESPN의 NBA 담당 패널인 보비 마크스는 하든의 새 계약이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이면 계약'일 가능성을 시사하며 구단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NBA 전문 기자인 마크 스타인 역시 자신이 발행하는 뉴스레터를 통해 "하든이 내년 오프시즌 때 5년짜리 새 계약을 비밀스럽게 약속받았기에 이번 2년 계약에서 연봉을 삭감한 게 아니냐고 NBA 일각에서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필라델피아의 대릴 모리 단장과 하든의 관계가 일반적인 단장과 선수의 관계보다 훨씬 끈끈하기로 유명하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증폭된 상황이라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모리 단장은 본래 휴스턴의 단장 출신으로, 그가 추구하는 농구관인 '모리볼'을 코트 위에서 구현해준 선수가 하든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모리 단장은 극단적으로 중거리 슛을 배제한 채 득점 기댓값이 높은 3점과 골밑 공격을 위주로 팀을 운영하는 철학을 내세웠고, 하든이 이를 충실히 이행하며 팀을 2010년대 중후반 강호로 군림케 했습니다.
이번에 NBA는 하든과 모리 단장 등 필라델피아 수뇌부 측 이런 내용을 '사전 접촉'을 통해 논의했는지를 조사합니다.
NBA 단체협약상 구단과 선수 측은 6월 30일 이전에 만나서 계약에 대해 논의할 수 없습니다.
NBA 측 변호사가 이미 모리 단장과 면담을 했으며, 추후 단장을 비롯한 구단 직원들의 통신 기록까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EPSN은 전했습니다.
조사 끝에 이런 혐의가 입증되면 NBA는 구단에 최대 1천만 달러, 약 130억 원의 벌금과 임원 정직, 신인 지명권 박탈 등 징계를 내릴 수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배정훈 기자(baej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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