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금리 인상으로 소비심리 위축”
사진은 2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의 장바구니에 담긴 제품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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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 6월 우리나라 소비(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9% 줄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가 4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산업생산과 투자는 두 달 연속 늘어나면서 경기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가 전월보다 0.9% 줄었다. 소비 감소는 지난 3월(-0.7%)부터 넉 달째 이어지고 있다. 소비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1997년 10월부터 1998년 1월 이후 24년 5개월 만이다. 승용차,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2.3%), 오락·취미 및 경기용품 등 준내구재(-0.9%),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3%)가 모두 줄었다.
정부는 소비패턴이 재화에서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다며 ‘경제활동 정상화’의 일환으로 해석하면서도 고물가·고금리 경제 상황이 소비심리에 미친 영향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6월은 화물 운송 차질 발생 등으로 차량 인도가 원활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예년보다 더운 날씨로 야외활동 수요가 감소해 준내구재 판매가 감소했고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된 데 따른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 5월(0.8%)에 이어 6월에도 0.6% 늘어 두 달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제조업이 지난해 12월(3.4%) 이후 최대폭인 1.8% 늘어나 전산업 생산을 견인했다. 3개월 연속 조정을 받았던 반도체 생산(4.2%)이 반등했고, 설비투자가 회복되고 부품난이 완화하면서 자동차(7.4%)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3∼5월에 이어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멈추고 0.3%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달 강수일수가 평년보다 많은 데다 기저효과까지 영향을 미쳐 다소 조정을 거치는 중이라고 보고 있다. 설비투자도 지난 5월(13%)에 이어 6월에도 4.1% 증가해 두 달 연속 늘었다. 운송장비 투자(-2.7%)는 감소했지만,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6.6%) 투자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아직 지난해 말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앞으로의 경기 전망에는 불확실성이 짙게 껴있다. 현재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3∼4월의 하락세를 멈추고 지난 5월 소폭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른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데 활용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는 “2분기 전체적으로 소비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글로벌 인플레·성장 둔화 등 해외발 요인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향후 수출증가세 제약 소지, 제조업 재고 증가 등이 생산회복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고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지속, 가계·기업 심리 위축 등이 불안요인으로 잠재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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